개정법 적용 범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
정부 지침·매뉴얼 나와도 분쟁 불가피
"하청에 자율권 주고 재하청 구조 슬림화해야"

위헌 논란과 재계의 우려에도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사용자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개정법은 ▲원청이 여러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어디까지 응해야 할지 ▲사업 경영상 결정은 어디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지 ▲노조의 불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시 입증책임은 어떻게 달라질지 등 실무상 논란이 될 수 있는 여러 쟁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최석진의 로앤비즈]시행 5개월 앞둔 '노란봉투법' 핵심 Q&A(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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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법은 세부 사항을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지 않았다.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매뉴얼과 지침을 만들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의 지침은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다. 결국 구체적인 사건에서 노동위원회의 판정이나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기업 입장에선 리스크 대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 이후 법무법인 세종·태평양·광장·화우·YK 등이 개최한 세미나 현장에서 나온 질문과 이들 로펌이 마련한 질문답 자료 중 핵심 내용들을 추려 정리했다.

사용자 개념 확대…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

개정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 범위에 포함시켰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로 인정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원청은 하청 노조와 단체교섭을 해야 하고, 하청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가 금지된다. 하청 노조는 원청을 상대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범위는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개별적·구체적 교섭의제에 한정된다.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될 경우 자회사나 계열회사의 근로자는 물론, 2차 하청 근로자나 사내하청이 아닌 외부 부품 납품업체 근로자에 대해서도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


-노조법 개정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까지 영향이 있을지.

▲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개념은 변경된 것이 없다. 따라서 당연히 노조법상 근로자의 범위도 변경이 없어야 맞겠지만 노조법은 근로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와 사용자의 개념으로 구성된 법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범위가 넓어진 만큼 노조의 설립 또는 형성 범위가 넓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노조법상 포섭할 수 있는 근로자의 범위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고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나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특정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상대방 회사가 있고, 법 개정으로 근로자가 아닌 자도 노조 가입이 가능해진 만큼 이런 분들의 단체교섭 요구에 회사가 응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 의제에 대해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이 없다고 판단해서 단체교섭을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나.

▲기존 하급심 판결이나 노동위원회 판정처럼 추후에 법원이나 노동위원회가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법 시행 전에 고용노동부가 만들 지침에 따라 단체교섭을 거부한 경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거나, 부당노동행위의 '고의'가 부정될 것이다. 다만 하청 노조가 부당노동행위로 형사 고소를 할 경우 회사 대표가 입건돼 조사를 받아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지난 8월 25일 법무법인 태평양이 개최한 ‘노란봉투법 이후 노사관계 전망과 대응’ 세미나에서 김상민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장(변호사)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지난 8월 25일 법무법인 태평양이 개최한 ‘노란봉투법 이후 노사관계 전망과 대응’ 세미나에서 김상민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장(변호사)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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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가 원청에 대해 쟁의행위를 할 때 원청이 원청 소속 근로자나 다른 하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할 수 있나.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 기간 중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대체근로에 투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당해 사업과 관계있는 자에 해당하는 원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하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하는 것이 허용될지는 불분명하다. 이는 법이 금지하는 다른 하청에의 도급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법원과 고용노동부의 해석을 지켜봐야 한다.


-'실질적 지배력'의 표지와 '근로자파견'의 표지는 어떻게 다른가.

▲원청의 전산시스템을 통한 하청 근로자의 업무 수행, 원청의 작업계획에 따른 작업 실시, 원청의 하청근로자에 대한 평가 등은 양자에 중첩되는 판단요소다. 다만 근로자파견관계를 판단할 때 주요 표지가 되는 '상당한 지휘·명령'(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구체적인 업무지시, 노무 감독)이나 '실질적 사업 편입'(원·하청 근로자의 공동작업) 등은 실질적 지배력 판단에 요구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실질적 지배력 판단이 근로자파견관계 판단에 비해 완화된 심사기준을 갖는 것으로 보면 된다. 실제 하급심 판결 중에는 불법파견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은 인정된 사례가 있다.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하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지.

▲그동안 노동위원회 등은 고용에 대한 원청의 단체교섭의무 인정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규정이 신설되고, 노동쟁의 개념에 '근로자의 지위'와 '사업 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 만큼 향후에도 그 같은 기조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법파견 여부가 문제 된 사업장이나 하청이 폐업한 경우 하청 노조가 원청에 '직접고용'을 의제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창구단일화는 하청 사업 단위로 해야 할지, 원청 사업 단위로 해야 할지.

▲기존 중앙노동위 결정 중에는 교섭창구단일화는 하청 사업 단위에서 이행하면 충분하다고 본 사례가 있다. 그런데 교섭단위를 하청 사업 단위로 할 경우 원청에 상당한 부담이 생길 수 있고, 하청이 많은 원청의 경우 현실적으로 교섭의무 이행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어 원청 사업이나 사업장을 기준으로 교섭창구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개정법하에서는 아예 교섭창구단일화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고용노동부 지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원청이 하청 노조와 단체교섭을 할 때 반드시 하청을 교섭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청과 하청 노조 사이에 체결한 단체협약은 하청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원청이 하청과 공통적으로 결정 권한을 가진 단체교섭 의제의 경우 하청과도 함께 교섭해야 할 것이다.


-원청과 하청 노조가 임금협약을 체결한 경우 조합원은 원청에 직접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개정법은 원청과 하청 노조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대해 단체협약의 규범력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33조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문상으로는 직접 임금 청구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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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와의 계약서 작성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지.

▲일률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일반론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하청의 거래상 지위가 열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될 만한 규정들은 해소하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원청이 작업 시간이나 작업량, 작업 인원 등 하청 근로자의 업무에 관여하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규정, 어떤 시스템을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어떤 작업을 공동으로 하는 경우를 추단할 수 있는 규정은 가급적 제외하는 것이 좋다. 또 인사·노무상의 결정권이 하청에 주어질 수 있도록 하청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규정들을 많이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계약 체결의 상대방이 되는 하청업체의 수를 줄여 2차, 3차 재하청의 구조를 가급적 간략하게 슬림화, 단순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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