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성 쏠림' 호남 대학병원 소아·산부인과 전공의가 없다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 인기과 96%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는 10명 그쳐
전북대병원 피안성 충원률 100%
원광대병원 소아·산부인과 충원 '0'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으로 현장을 떠났던 전공의들 대다수가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지만, 호남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피·안·성·정·재·영' 등 개원 진출이 용이한 인기과에만 전공의들이 몰리면서 필수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에선 비인기과인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 전공의가 단 한명도 근무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피·안·성·정·재·영'으로 불리는 인기 과목의 선발 비율은 피부과(89.9%)·안과(91.9%)·성형외과(89.4%)·정형외과(87.2%)·재활의학과(89.5%)·영상의학과(91.5%) 등 80~90%대에 달했다. 마취통증의학과(90.7%)와 정신건강의학과(93.5%)도 90%를 웃돌았다.
이들 과는 개원 진출이 용이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필수 의료 과목이면서 비인기과인 '내·외·산·소'로 불리는 내과(64.9%)·외과(36.8%)·산부인과(48.2%)·소아청소년과(13.4%)는 모집률이 저조했다. 응급의학과(42.1%)·심장혈관흉부외과(21.9%)도 선발 비율이 낮았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모집인원 770명 중 103명만 복귀해 최저를 기록했다.
전공의들의 인기과 쏠림 현상은 지역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은 이번 하반기 전공의 채용에서 인턴 108명, 레지던트 1년 차 101명, 레지던트 상급 연차 180명 등 총 389명을 모집해 254명이 충원됐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인 조선대병원은 159명 모집 중 122명이 합격했다.
'피·안·성' 등 인기과별 모집인원(합격 인원)을 살펴보면 전남대병원은 피부과 8명(7명), 안과 8명(8명), 성형외과 4명(4명)을, 조선대병원은 피부과 2명(3명), 안과 6명(5명), 성형외과 3명(3명) 등 충원율이 96.7%에 달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는 전남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 16명(3명), 산부인과 15명(4명), 조선대병원이 소아청소년과 9명(1명), 산부인과 5명(2명)에 그쳤다.
전북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북대병원은 하반기 전공의 208명을 모집했는데 133명이 지원, 125명이 최종 합격했다. 사전 복귀자를 포함하면 정원 283명 중 233명이 채워져 있다. 원광대병원은 160명을 모집해 절반 이상인 86명을 충원했다.
전북대병원의 '피·안·성' 모집현황을 보면 피부과 3명(3명), 안과 6명(6명)이었다. 성형외과의 경우 기존 복귀자들로 정원이 채워져 있어서 추가로 모집하지 않았다. 원광대병원도 정원 대비 80% 수준으로 전공의가 돌아왔다.
반면, 전북대병원의 소아청소년과는 10명(2명)이 산부인과는 6명(2명)만 충원됐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는 예전부터 모집이 어려워서 전문의 16명을 배치하는 등 전문의 위주로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는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의정 갈등 이전부터 해당 과들엔 전공의가 없었다"며 "애초에 과에 근무하는 전공의가 없었기에 하반기 모집에도 충원되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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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도권·비필수과 쏠림 현상 속에서 지방 필수과목 전공의 유치가 어렵다. 필수과 운영을 위해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의료사고 법적 책임 완화, 필수과 전공의 수당 및 수가 인상 등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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