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량·용량 등의 가격 결정 개선 필요
변동비 평가→가격 입찰제로 전환해야
제도 보완 위해 독립 규제 기관도 마련

전력 도매 시장의 경직적인 가격 결정 구조가 재생 에너지 비중을 빠르게 늘리는 데 있어 제약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당 시장의 가격 체계가 수요와 공급을 유연하게 반영하도록 구조적인 개선을 하고, 시장 왜곡 요인을 줄이기 위해 독립 규제 기관을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 개선 방향' 주제로 이러한 내용의 KDI 포커스(FOCUS)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윤여창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실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KDI

윤여창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4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실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도매시장 구조 개선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KDI

AD
원본보기 아이콘

전력 도매 시장은 발전사가 전력을 공급하고 한국전력공사가 전력을 구매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력거래소가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여년간 구조적인 변화 없이 유지돼오고 있다. 기존에 화석 연료 중심일 때는 문제 없이 작동했지만 최근 재생 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보고서 지적이다.


전체 전력 시장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재생 에너지 비중은 2001년 0.04%에서 2023년 8.5%로 늘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태양광은 5.32%, 풍력은 0.54%, 그 외 재생 에너지는 2.4%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는 재생 에너지 비중이 2030년 18.8%, 2038년 29.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보고서는 전력 도매 시장 구조가 향후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 상황에서는 안정적으로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고 봤다. 대규모 정전을 방지하기 위해 출력을 유연하게 조절할 설비와 적정 규모의 예비 용량을 갖춰야 하지만 경직적인 용량 가격 설정 구조가 장애 요인이 된다는 내용이다.


보고서 저자인 윤여창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재생 에너지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전력 도매 시장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 가격 형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이 전력 시장에서 필요한 자원들이 전력 도매 시장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전력량과 용량, 보조 서비스에 대한 가격 결정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우선 전력 도매 시장을 변동비 평가 방식에서 가격 입찰제(발전사가 전력량 가격을 직접 입찰에 경쟁하는 방식)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용량 가격을 시장 기반으로 결정해 필요한 설비 용량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전력 도매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시장 원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장 왜곡 요인을 줄이기 위한 제도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 전력 시장에 대한 규제 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식이다. 윤 위원은 "독립 규제 기관을 통하면 소매 전기 요금뿐 아니라 도매 시장의 용량 및 보조 서비스 보상 체계를 비롯한 가격 산정 규칙, 시장 지배력 감시 등 일괄 규제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소매 전기 요금의 구조적인 병목 해소도 과제다. 윤 위원은 "전력 도매 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 변동이 소매 요금으로 원활히 전달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수요 반응에 따른 투자 요인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D

최근 논의가 되는 지역별 가격제와 관련해서는 "지역별로 전력 수급이 불균형한 상황에서 송전망 건설이 지연되면서 혼잡 문제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별 가격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보상 개념을 토대로 지역별 가격제가 추진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