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 특별강연
중독경제 진단 후 올바른 소비 길 제시

"뭐든 즉각적으로 만족이 되는 시대, 자기조절력(Self-control)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김병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굿브레인 콘퍼런스'에서 "알고리즘이 만드는 중독은 이미 세계 경제의 기반"이라며 "우리는 모두 이 시스템에 참여하고, 기여하며, 동시에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2025.9.3 강진형 기자

김병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2025.9.3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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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콘퍼런스에서 '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김 교수는 중독경제 시대의 본질과 이에 맞설 해법으로 '알고리즘 저항력'을 제시했다.


1995년 미국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 코카콜라 등 전통 제조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7년 스마트폰 '아이폰' 출시와 2010년 인스타그램 탄생을 기점으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지난해 기준 시총 상위권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테크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김 교수는 "겉으로는 이들이 테크기업처럼 보이지만 전체 매출 80~98%는 광고에서 나온다"며 "세계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말만 테크기업인 이런 광고회사들이며,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이 광고 효과를 전례 없이 높였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소비가 일어나려면 니즈(need)가 먼저 발생해야 했고, 니즈와 소비 사이에는 시간과 공간의 간극에 따른 소비의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마케팅은 이 간극을 메우는 수단이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은 이를 단축해 니즈가 곧바로 소비로 이어지게 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온라인 플랫폼은 아예 새로운 욕구를 창출한다"고도 강조했다. 갖고 싶다는 감정을 끊임없이 자극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가짜 욕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소비 다이어리를 작성하고 한 달 뒤 다시 보면 대부분의 욕망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온라인 콘텐츠 사이사이 광고를 끼워 넣고,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비교하도록 만들고 욕망을 자극한다. 김 교수는 "멋진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며 나와 남을 계속 비교하게 만드는 것이 설계된 알고리즘 구조"라며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긴장이 쌓이고, 결국 구매 버튼을 눌러야 해소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 "TV의 보급과 함께 마케팅 시대가 반세기 진행됐다가, 온라인 플랫폼 시대를 거쳐, 이제 알고리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알고리즘 시대의 본질은 "콘텐츠 중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끊임없는 욕망과 소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 시대의 본질"이라고 했다.


김병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2025.9.3 강진형 기자

김병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굿브레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알고리즘 소비와 생각의 길’이란 주제로 특별강연 하고 있다. 2025.9.3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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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부작용을 낳는다. 자기조절력이 부족한 사람은 욕망을 통제하지 못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인간관계까지 흔들린다. 나아가 타인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사회적 적대가 확산하면 민주주의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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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알고리즘 저항력' 개념을 제시했다. 알고리즘 저항력은 크게 자기조절력, 미래 지향성, 취향, 사랑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즉각적 만족의 시대에 장기적 보상을 기다릴 수 있는 자기조절력, 현재가 아닌 미래의 결과를 고려하는 태도인 미래 지향성, 남이 만들어준 유행이 아닌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 등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가족의 사랑에서 채워진다면 더는 가짜 욕망을 좇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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