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실적 조작해 주가부양?…관세청 "특별단속 및 엄단"
정부가 수출입 실적 조작을 통한 인위적 주가 부양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칼날을 겨눈다.
관세청은 이달부터 자본시장에서 부당 이득을 목적으로 수출입 실적을 조작하는 행위를 특별단속한다고 12일 밝혔다.
특별단속은 수출입 실적 조작 등 무역경제 범죄에 따른 피해가 자본시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판단 아래 이를 차단할 목적으로 실시한다.
영업실적은 외부공시 등으로 기업의 대외적 경쟁력과 수익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특히 기업의 무역 활동은 적법성을 가질 때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기업의 무역 활동이 허위로 이뤄지거나 인위적으로 조작된다면 기업 가치에 대한 대외적 평가가 왜곡돼 투자자의 그릇된 판단을 야기할 수 있다.
또 기업의 성장성이 오인돼 국가보조금, 무역금융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적정하게 투입돼야 할 공적·사적 자금이 자격을 갖추지 못한 기업에 부당하게 지급될 수 있다. 이는 곧 국가재정 누수와 국가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최근 무역경제 범죄는 2021년 110건에 2894억원, 2022년 80건에 1087억원, 2023년 67건에 4766억원, 지난해 100건에 9062억원 등으로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적발된 무역경제 범죄 유형 중 수출입 실적 조작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이 수사해 적발한 A 기업의 '뺑뺑이 무역' 사건이 꼽힌다. 일명 뺑뺑이 무역은 실거래는 존재하지 않지만, 형식적인 수출입을 반복해 마치 거래가 있는 것처럼 꾸미를 행위를 말한다.
실례로 A 기업은 상품성이 없는 친환경 전지 부품을 3년간 6회에 걸쳐 홍콩에 수출입하면서, 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70억원대의 매출이 발생한 것처럼 위장했다. 수출한 물품을 지인 명의의 위장업체를 통해 수입한 후 재수출에 활용하는 수법이다. 이때 수입대금으로 지급했던 자금은 다시 회수돼 수출대금을 영수한 것처럼 꾸몄다.
A 기업은 이러한 방식으로 수출(매출)실적을 만들어 평가기관에 매출 자료로 제공하고, 마치 친환경 전지 부품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잠재 가치로 증시에 상장해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돕는 제도다.
특히 이 기업은 친환경 전지 관련 국가지원 사업에 참여해 국가보조금 10억원(3억원 수령 후 7억원 수령 예정)을 수령하고, 시중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 대출 11억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특별단속은 A 기업처럼 수출입 실적을 조작하거나 사익과 공공재정을 편취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해 엄단하기 위해 추진한다.
이를 위해 관세청은 수출입 및 외환거래 실적 등에 관한 정보 분석을 전담할 '무역 악용 자본시장 교란 대응 TF'를 구성하고, 자본시장에서 부당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매출을 허위로 공시하는 등 수출입 실적을 조작하는 업체를 선별해 법률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단 정보 분석에서 명백하게 혐의가 확인된 경우만 수사에 착수하고, 범죄 성립이 불분명한 경우는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할 수 있도록 내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이는 정당한 무역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수출입 기업이 특별단속으로 활동에 제약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수출입 실적 조작을 통한 자본시장 교란 행위는 선량한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라며 "더욱이 국내 자본시장의 대내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국가적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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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관세청은 자본시장에서 부당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무역 범죄를 엄정히 단속해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고,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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