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외치더니 '허울'?...연간 위원회 겨우 4회 열려
ESG행복경제연구소 분석
상장사 정보공시, 1년 전보다 7개사 증가 그쳐
ESG 전문 사외이사 선임 기업도 7%대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정보공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위원회의 회의 횟수도 연평균 4회 수준인데다 안건 역시 단순 보고가 대부분이라 '겉치레', '허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행복경제연구소는 5일 공개한 '국내 시총 250대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7월 말 현재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조사 대상(시총 상위 250대 기업)의 76%에 해당하는 190개사(유가증권시장 170곳, 코스닥시장 20곳)로 집계됐다. 1년 전 183개사 대비 7개 기업(2.8%)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러한 둔화 추세는 한국거래소의 ESG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낸 기업은 2020년 38개사에서 2021년 78개사, 2022년 131개사, 2023년 162개사, 2024년 204개사로 매년 크게 늘었으나 올해는 7월 말 기준 202개사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예년과 같은 큰 폭의 증가세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글로벌 3대 ESG 정보공시기준(ISSB, ESRS, SEC 기후공시규칙)의 확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무공시 제도의 부재 ▲보고서 작성·검증에 따른 비용 및 인력 부담 ▲주요 대기업의 선제적 공시 완료에 따른 신규 발간기업의 증가 한계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로 건설·조선, 금융지주, 보험, 엔터·전문서비스, 자동차부품 분야는 공시율이 100%에 달했다. 반면 IT·반도체(69.6%), 철강·기계(66.7%), 비금융지주사(55.6%), 제약·바이오(54.5%) 등은 평균 공시율(76.0%)에 못 미쳤다.
기업들의 ESG 위원회 운영이 다소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조사 대상 250개 기업 중 187개사가 이사회 산하 또는 조직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이었으나, 이들 위원회의 연간 회의 횟수는 평균 3.8회에 불과했다. 회의 안건도 '심의'나 '의결'보다는 단순한 '보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고서는 "이는 ESG 위원회가 아직까지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 기구라기보다는 형식적 운영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ESG 관련 전문성과 성과체계 역시 미흡한 수준에 그쳤다. ESG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은 250개사 중 18개사(7.2%), ESG 성과를 임원 보수체계에 연동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곳은 32개사(12.8%)뿐이었다. 보고서는 "ESG를 경영전략의 핵심축으로 내세우면서도, 실제 이사회 운영 및 인사 정책 등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다만 지배구조(G) 측면에서 여성 임원 확대는 긍정적 진전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시총 상위 250대 기업 중 183개사(73.2%)가 여성 등기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단일 성(性)의 이사회 구성을 금지하고 있으며, 최소 1명의 여성 등기임원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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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기업은 형식적·선언적인 정보공개를 지양하고, ESG 정보공시를 단순한 규제 대응의 수준을 넘어 기존 경영전략과의 통합성과 정합성을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적인 대응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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