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고 인식 어려워…사고 후 미조치 혐의 불인정"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 지붕에 설치된 '루프캐리어'가 떨어져 반대편 차로의 버스와 충돌했음에도 현장을 그대로 지나친 차주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의 상황과 정황을 종합할 때 운전자가 사고를 인식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형사5단독 김주성 판사는 6월 24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5고정40). 루프캐이어는 큰 짐을 실을 수 있게 차량의 지붕 위에 설치하는 장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내용과는 무관.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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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2023년 12월 19일 오후, A씨는 본인 소유의 그랜드카니발 차량을 규정 속도보다 20㎞ 이상 과속해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지붕에 장착된 루프캐리어가 떨어졌다. 이 루프캐리어는 반대편 차로를 주행하던 버스와 충돌했다. A씨는 해당 사고 발생 후 갓길에 차량을 세우고 루프캐리어가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별다른 조치 없이 이동했다. 검찰은 A씨가 루프캐리어가 떨어져 나가 교통사고가 나거나 교통상 위험이 발생할 것을 예상했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는 점에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 판단]

김주성 판사는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교통사고 발생을 인식했는지에 대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루프캐리어가 날아가 반대편 차로의 버스 정면에 부딪힌다는 것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A씨의 당시 주행 중 평균 시속은 약 104㎞로 루프캐리어의 낙하 위험성을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의 속력으로 차량을 운행했다고 보이지 않는 점, 고속도로에서 A씨가 루프캐리어가 날아가는 소음을 듣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A씨가 이 사건 사고를 예상하거나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A씨가 사고에 대한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더라도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도로교통법 제54조는 차량의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운전자에 대해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거나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경찰 공무원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사고에 대한 예견이 사후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사고에 대해 '즉시' 정차해 신고하거나 구체적인 사고 장소 등을 신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A씨가 루프캐리어를 장착한 시기는 2022년 7월인데 사고는 2023년 12월에 발생한 점, 루프캐리어의 세로 길이가 35㎝에 불과하고 차량과 캐리어 사이의 공간 없이 결속된 형태로 장착됐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주행 중 루프캐리어가 날아간 것을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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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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