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유로파리그서 우승
프로 데뷔 15년 만에 '감격'
후반 22분 교체투입 승리 기여
"세상 제일 행복한 사람" 소감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
손흥민이 프로 데뷔 15년 만에 감격스러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골은 전반 42분에 나왔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1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 중인 브레넌 존슨이 득점했다.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팀 승리에 기여했다. 체력이 소진된 히샬리송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약 30분간 활발히 움직이며 승리를 도왔다.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EU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대0으로 제압해 자신의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을 확정지은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우승은 손흥민에게 더욱 특별하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이후 레버쿠젠을 거쳐 2015~2016시즌 토트넘에 합류했지만,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리버풀에 0대 2로 패했고,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결승에서도 맨체스터 시티에 0대 1로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은 결승을 앞둔 지난 12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결승전이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진다"며 각오를 다졌고, 마침내 숙원이던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토트넘에도 이번 우승은 큰 의미가 있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며, 유로파리그에서는 1971~1972시즌, 1983~1984시즌에 이어 41년 만에 거둔 세 번째 정상 등극이다. 손흥민은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준 주장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토트넘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은 "항상 꿈꿔 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지난 17년 동안 아무도 못 해낸 것을 해냈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올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은 손흥민은 통산 333경기에 출전해 127골 7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127골은 프리미어리그 역대 득점 공동 16위에 해당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0호 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에는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도 올랐다. 특히 2019~2020시즌 번리전에서 71m를 단독 드리블해 넣은 골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으로, 그 시즌 '올해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상도 네 차례 수상했다. 그는 토트넘 역사상 최다 출전 6위, 최다 득점 5위, 최다 도움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토트넘의 상징이자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해리 케인이 끝내 팀에 우승을 안기지 못한 채 이적한 반면, 손흥민은 팀에 남아 마침내 우승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 헌신적인 선수로 기억될 전망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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