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 제공
건보공단 기관평가 5회 연속 '최우수'
"늙음은 새로운 도전…사회가 나서야"
"어르신들의 삶을 따뜻하고 존중받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제 일과 삶의 목표입니다."
지난 2008년부터 17년간 구례군 행복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주간 보호와 방문 요양·목욕 등 어르신들의 복지 향상에 힘쓰고 있는 유예자 구례군 행복노인복지센터장의 이야기다.
유 센터장은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고령화 시대 속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가족들은 경제활동을 하며 부모님을 챙겨야 하는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그 때문에 노인은 존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며 가족은 노인 부양이 부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장기요양 서비스'에 뛰어들게 됐다. 단순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어르신 한 분의 삶에 '의미 있는 하루'를 선물하는 것이 유 센터장의 목표였다. 이러한 사명감으로 시작된 요양 서비스는 어느덧 17년이 지났다.
요양 서비스를 통해 어르신들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된다. 최근 진행했던 카페 체험 행사에선 한 어르신이 "자식들이 다녀온다고 했던 카페가 이런 데였구나"라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사소한 경험으로 어르신들은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유 센터장의 설명이다. 현재까지도 유 센터장은 돌봄 케어를 통해 어르신들이 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유 센터장은 "가족들이 타지에 거주하거나 경제 활동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경우 대부분 어르신은 홀로 지내시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며 "이로 인해 끼니를 거르거나 영양이 부족해지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이 악화하기 쉬운 상황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은 후 처음엔 무표정하시던 얼굴엔 점차 미소가 번지고, 식사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곤 한다. 특히 다양한 신체 활동과 인지 활동, 사회 적응 훈련을 통해 노년의 삶에 활력이 돌게 된다"며 "동료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점점 밝은 표정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일이 얼마나 따뜻하고 보람된 일인지 깊이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 센터장의 노력에 힘입어 구례군 행복노인복지센터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한 '장기요양 기관 평가' 5차례 평가에서 모두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정기적인 직원 교육과 회의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꾸준히 개선, 매뉴얼을 새롭게 정비하며 정직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신뢰 구축으로 이뤄낸 성과다. 이뿐만 아니라 센터는 수급자 어르신 및 보호자들과 꾸준히 상담하며 각 어르신에게 맞춘 서비스 제공에 힘써왔다.
현재 센터는 단기 보호 시범사업에 선정돼 시범 운영을 하는 등 건강보험공단의 새로운 제도나 서비스 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우리의 삶은 젊음을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 있지만, 늙음을 경험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도전은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며, 종종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처럼 불안하고 힘든 노년에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가 건강한 미래를 약속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장기요양 서비스는 모든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편안하고 의미 있는 노년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며 준비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신체적 돌봄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지원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이 어르신들에게는 존엄과 편안함을, 지역사회에는 세대 간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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