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가자 가질 것"…요르단에 가자 주민 수용 압박

트럼프·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회담
"가자, 美 권한 아래 둘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에서 "우리는 가자를 가질 것"이라며 미국의 가자지구 인수 및 개발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이 요르단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압둘라 국왕에게 가자 주민 수용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압둘라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종결 및 전후 구상 등을 논의했다.

그는 회담에 앞서 미국이 가자를 누구의 권한 아래 둘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의 권한"이라고 답한 뒤 현지에 호텔, 업무용 빌딩, 주택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자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며 "사지 않고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 개발을 통해 중동 지역에 평화와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가자 내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와 관련해서는 "요르단과 이집트의 일부 땅과 그외 다른 지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르단에 가자 내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을 촉구했다.

미국이 요르단, 이집트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요르단과 이집트에 많은 자금을 기여한다"며 "우리는 협박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 수준을 뛰어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압둘라 2세 국왕은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의 계획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집트가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 것이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자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한 이후로 아랍 국가 정상과 처음 대면한 자리다. 회담 최대 의제는 가자 주민을 가자 지구 밖으로 영구 이주시키는 것과 관련한 요르단의 협력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반발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