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北국무위원장과 관계도 과시
"러·우 전쟁에 막대한 돈 투입돼…보상 원해"
"종이 빨대는 최악"…플라스틱 빨대 도입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뤄졌다. 사진=폭스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는 자국 내 반발에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라는 제안이 여전히 유효함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러·우 전쟁과 관련해선 중재자를 자처했고, 이란과의 협상에서도 전임 정부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 통화 사실 공개…김정은 친분 과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에 시 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시점과 통화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자가 "시 주석과 통화했느냐"고 묻자 "그렇다. 그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사회자가 이어 "취임 이후인가"라고 물어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그와 통화했고 그의 측근들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지난달 17일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지난달 23일 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밝힌 바 있으나, 취임 이후에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부과한 추가 10% 관세 발효 전날인 지난 3일 "24시간 이내에 시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튿날 "(시 주석과의 통화는)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경제와 무역에 의존하는 국가"라며 "바이든이 중국을 방치하면서 미국은 1조달러 이상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은 미국을 필요로 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서로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대화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친분을 거듭 과시했다.
캐나다 51번째 주 편입 시나리오…車관세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가 51번째 미국의 주로 편입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되면 그들은 더 낮은 세금과 강력한 군사 보호를 받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캐나다 근처에서 군함을 배치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최근 기업인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트럼프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어 한다"라고 말한 사실이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는데, 트뤼도 총리가 마이크가 켜진 채 트럼프가 진심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한 데 따라 후폭풍이 일었다.
이에 앞서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에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매년 2000억달러를 손해 보고 있다"며 캐나다 자동차 산업을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는 "만약 캐나다와 합의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자동차에 50% 또는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트럼프가 지난 2월1일 예고한 대(對)캐나다 관세율인 25%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백악관은 한 달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정책 적용 시한을 뒤로 유예해줬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트럼프의 압박에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의 국경을 넘는 불법 마약과 이주민의 흐름을 막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관세 발효 시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의 평균 가격은 2만5000달러에서 3만1250달러로 6250달러 높아질 전망이다.
캐나다에선 반미(反美)운동이 일어났다. 캐나다 자국산 소비 운동이 활발해졌으며 미국 5대 주류 브랜드 소비 거부 캠페인이 벌어졌다. 캐나다산 제품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도 인기다. 자그미트 싱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하원 의원은 이날 CNN에 "우리의 친절을 약함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가자 구상' 신념도 밝혀…러·우 전쟁 보상 원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아랍 주변국으로 이주시키는 '가자 구상'에 대한 신념도 밝혔다. 그는 "나는 50~60년 동안 이런 상황을 지켜봤다"며 "군대가 들어가 점령하면 참혹한 결과가 벌어지고 결국 모두 떠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자는 사실상 철거지역이 됐고 남아 있는 건물조차 살 수 없는 상태"라면서 "나는 우리가 들어가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은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요르단과도 협상할 수 있고 이집트와도 협상할 수 있다"며 "우리는 매년 이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외원조를 명분 삼아 팔레스타인 주민을 수용하라는 미국 측 요구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협정에 대해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이 전쟁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바이든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전임 정부를 탓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문제는 해결될 것이며, 나는 미국이 투자한 돈을 보장받기를 원한다"며 "희귀 광물 자원을 포함해 5000억달러 상당의 자원을 보장받기를 원한다"라고도 밝혔다.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표했다. 전임 정부들보다도 더 나은 협상을 끌어낼 수 있다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이란 핵 합의는 최악이었다"며 "이는 단기 해결책이었고 결국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될 길을 열어줬다. 나는 이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밴스 '후계자' 판단 유예…'종이 빨대'엔 "어리석은 전임 정부 정책"
JD 밴스 부통령을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결정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니지만, 그는 매우 유능하다"며 "지금까지 그는 환상적인 일을 해내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날 사전 공개된 방송 일부분에 담겼던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재 밴스가 유럽에서 열린 파리 인공지능(AI)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가운데 나왔다.
이날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플라스틱 빨대를 재도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종이 빨대는 최악"이라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어리석은 정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99%의 사람들이 같은 의견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뤄졌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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