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화폐 4억7489만장(3조3761억원) 폐기
높이 20만3701m…에베레스트산 23배
훼손·오염된 돈, 손상화폐 교환기준 따라 교환
지난해 서울에 사는 신모 씨는 공장 화재로 탄 은행권 8140만원을 새 돈으로 바꿨다. 은행권이 화재 등으로 손상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손상화폐 교환기준'에 따라 교환할 수 있다. 지난해 폐기된 손상화폐를 쌓아 올린 높이는 에베레스트산의 23배에 달한다.
3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손상화폐 4억7489만장(3조3761억원)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전년 4억8385만장(3조8803억원) 대비 1.9%(897만장) 감소했다. 한은은 시중에서 유통되다 환수된 화폐 중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부적합하다고 판정된 화폐는 폐기 처리한다.
은행권은 1만원권과 1000원권을 중심으로 3억7336만장(3조3643억원)을 폐기했다. 전년 4억2732만장(3조8724억원) 대비 12.6%(5396만장) 줄었다. 1만원권이 1억9704만장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1000원권은 1억3380만장(35.8%)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5만원권(2328만장, 6.2%)과 5000원권(1924만장, 5.2%) 순이었다.
주화는 100원화와 10원화를 중심으로 1억153만장(118억원)을 폐기했다. 전년(5653만장, 79억원) 대비 79.6%(4500만장) 늘었다. 10원화(3656만장, 36.0%), 100원화(3562만장, 35.1%), 50원화(1507만장, 14.8%), 500원화(1429만장, 14.1%) 순이었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5만5906㎞로 경부고속도로(415㎞)를 약 67회 왕복한 거리와 같다. 총 높이는 20만3701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23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367배에 달한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손상돼 사용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준다. 남아있는 면적이 원래 면적의 5분의 2 미만이면 무효로 처리된다. 주화의 경우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으면 액면금액으로 교환해준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할 수 없다.
한은은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 제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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