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물 금리↑, S&P500↓
금리 추가 상승시 주가 하락 우려 증폭
"고금리발 일시적 변동성, 매수 기회일 수도"
최근 미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 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다. 증권가는 금리가 추가로 뛰면 증시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기업 실적이 우상향을 유지한다면 중장기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최근 5주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4.9% 오르는 동안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4.3% 내렸다.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금리가 상승 랠리를 보이며 주가는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의해 금리가 추가로 오른다면 당초 기대했던 이익 전망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 이상에서 10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 S&P500 지수는 2% 하락한다"며 "금리가 추가 상승하는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 경우 현재 예상되는 S&P500 이익 증가율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고금리 국면이 이어진다면 증시의 하방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아졌다. 이는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한다는 뜻"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금리 하단이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을 자극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대형 성장주의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는 고금리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부채 비중이 낮고 현금 흐름이 양호하기 때문"이라며 "고금리 및 강달러가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고한 대형 성장주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번 고금리발 변동성이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릴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예방적 금리 인하가 전개됐던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기준 금리가 장기간 동결을 이어가거나 소폭 인상되더라도 (경기 및 실적이 우상향한다면) 주가는 결국 추세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재평가와 시장금리 상승은 올 1분기에 주가 상승 속도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소화하고 나면 이후 남은 시간 동안의 주가 행보는 순탄할 수 있다. 금리발 변동성은 매수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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