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STX분식회계 사건도 각하…"증권집단소송 실효성 높여야"
소송제기 9년 만에 1심 '각하'
"제도 도입 후 14건 그쳐…실효성 높여야"
'STX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이 증권 관련 집단소송(증권집단소송) 제기 9년 만에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은 가운데, 2005년부터 도입된 증권집단소송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는 김모씨 등 6명이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증권집단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했다. 각하란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앞서 STX조선해양은 '2013년도 사업보고서'와 관련해 분식회계 사태에 휘말려 그해 거래정지·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STX조선해양 주식 투자자였던 김씨 등은 2015년 법원에 증권집단소송 허가신청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피해인원 약 2만명, 피해총액 1000억원대로 역대 증권집단소송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증권집단소송은 재판 결과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수의 피해자에게도 효력을 미쳐 법원의 '소송 개시 허가'가 필요한데, 이 사건은 허가를 받기까지 8년이 걸렸다. 2021년 서울중앙지법은 증권집단소송을 불허했다. 지난해 서울고법이 김씨 측의 항고를 받아들여 결정을 뒤집었고, 같은 해 8월 대법원은 소송 허가를 확정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0월까지 총 5차례 변론 절차를 마무리하고 선고기일까지 사건 당사자 명단의 중복 여부 등 쟁점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각하로 결론을 냈다.
전문가들은 신속하게 피해자를 구제하고, 기업 집단의 사익 편취 행위를 규율하기 위해 증권집단소송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성익 KDI 산업·시장정책연구부장은 최근 열린 '2024 KDI 콘퍼런스'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집단 경영권 상속 과정에서 2~3세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들이 관찰되면서,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일반 주주들이 사익 편취행위를 규율할 방법은 가처분을 내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소송은 기대이익과 비교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며 "집단소송의 실효성을 높여 일반 주주의들의 규율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 집단소송은 2005년 도입 후 약 20년간 단 14건만 제기됐고, 대부분 소송 허가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됐다. 지난해 1월 오스템임플란트를 상대로 제기된 사건(사업보고서 허위)과 올해 3월 파두 및 증권사 등을 상대로 제기된 사건(증권신고서·투자설명서 허위)도 현재 소송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한 법조계 관계자는 "증권집단소송이 허가 절차까지 최대 6심제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일반인 입장에선 소송을 제기할 엄두조차 못 내는 경우가 많다"며 "재판부 입장에서도 피해자 및 손해 규모 산정에 큰 부담을 느끼는 만큼, 이를 지원할 제도나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