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향한 불만 표현한 스티커
"테슬라 판매량 영향 미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꺼림직함을 드러내는 테슬라 차주가 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친환경에 관심이 많아 전기차를 구매한 진보적 성향의 테슬라 소유주들이 일론 머스크가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면서 브랜드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다는 뜻이다. 일부 차주들 사이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스티커를 차량에 붙이는 것이 유행이다.
테슬라는 미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만큼 그동안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적 이미지, 진보적 브랜드로 여겨졌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5일 치러진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적극 지원했으며 이에 따라 트럼프의 신임을 받으면서 그의 '퍼스트 버디'(First Buddy·대통령의 단짝)로 불리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이 예정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도 지목된 상태다.
FT는 “머스크가 (자기 소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점점 더 우익적이고 음모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트럼프 선거 운동에 2억 5000만 달러(약 3567억원) 이상을 쏟아붓자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관심이 식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10%만이 전기 자동차이지만 테슬라가 그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2011년 테슬라를 샀다는 샌디에이고 거주자 조 시퍼는 매체에 "자신은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닌데, 자신과 달리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불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를 소유하는 것은 마치 ‘마가’(MAGA) 모자를 쓰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트럼프가 대선에서 사용한 구호다.
그래서 최근 미국 현지에는 '안티 일론 테슬라 클럽'(Anti-Elon Tesla Club), '일론이 미치기 전에 이 스티커를 샀습니다' 와 같은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등장했다.
스티커 제작자인 매슈 힐러는 “평소 하루에 50개씩 팔았는데 지난 대선 다음 날 하루 동안 300개를 팔았다”며 “역대 최고 매출 일이었다”면서 “지금 테슬라를 사는 사람들은 머스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전통적으로 테슬라는 진보적인 자동차로 여겨졌기에 아마도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는)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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