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무마 빌미로 접근
상고심서 원심판결 확정

백현동 개발 비리와 관련 검찰 수사를 받던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수사 무마 명목으로 13억여원을 받아낸 브로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KH부동산중개법인주식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였던 이동규씨의 상고심에서 이씨의 상고를 기각, 이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3억3616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서울 서초구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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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특정범죄가중법위반(알선수재)죄이 성립, 추징액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정 회장에게 수사 무마를 빌미로 접근해 5차례에 걸쳐 1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작년 11월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정 회장에게 "내가 잘 아는 정치권 인사들과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힘을 써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수사를 무마해주겠다"거나 "전관 변호사 등을 통해 경찰 쪽에 힘을 쓰겠다. 무조건 경찰 단계에서 마무리지어야 한다, 경찰 윗선에 로비를 해야한다"는 식으로 얘기해 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정 회장은 당시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하면서 성남시 측에 부정한 청탁을 해 부지 용도 4단계 상향 조정이나 '옹벽 아파트'를 짓게 해주는 등 특혜를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앞서 1심은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이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3억3616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 "피고인은 정바울에게 노골적으로 '수사를 무마시키기 위한 경비', '수사 중인 경찰 수사팀과 이후 수사를 진행할 검찰 쪽에 미리 힘을 쓰기 위해서 필요한 돈', '경찰 윗선에 로비를 하기 위해 필요한 로비 자금과 활동비',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에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필요한 10억원 중 일부', '10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구속을 막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영장전담판사와 엊그제도 골프를 친 사람에게 줄 현금' 등 다양한 명목들을 들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수수하는 등 전형적인 '법조 브로커' 내지 '정치 브로커'의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정한 청탁에 나아갔는지는 불분명하나, 실제로 피고인이 부정한 청탁에 나아가지 않았다고 하여 그 위법성을 낮춰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과거에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불리한 사정으로 양형에 참작했다.


2심 법원 역시 이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의 사실관계 자체는 모두 인정하고 있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어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특정범죄가중법위반(알선수재)죄의 법정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도 이 같은 2심 법원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수사 무마를 위해 정 회장에게 소개해준 이른바 전관 변호사들도 재판에 넘겼다. 고검장 출신 임정혁 변호사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총경 출신인 곽정기 변호사는 벌금 1000만원을 각각 1심에서 선고받은 뒤 항소해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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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 회장도 각각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사건에 관여한 이 대표의 선거대책본부장 출신 브로커 김인섭씨는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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