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중인 병원 대다수가 지정 반납 고민"
적자를 감수하며 주말과 공휴일, 야간에도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에 국고보조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수가와 정부가 약속한 국고 보조금 지연 등으로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국 달빛어린이병원 95곳 중 소아청소년병원은 37곳으로 38.9%를 차지한다.
협회는 이날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취지는 응급실에서 경증 환자의 진료를 분산, 응급실 진료 효율을 높이고 보험재정 절감을 절감하는 데 있다"면서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의 소아 응급실이 제 기능을 못 하고 폐쇄하고 있는 현실에서 갈 곳이 없는 준 중증 응급 환자의 진료를 소아·청소년 병원에서 전담하게 되는 형태로 변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아청소년병원 중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대부분의 회원병원이 일반 진료와 달빛어린이병원 소아응급실과 진료로 인해 경영 등 어려움이 크다"며 "달빛어린이병원 수가 등은 의원과 병원의 구분이 없이 동일하게 책정돼 있는데, 규모가 큰 소아청소년병원은 의사, 간호사, 원무, 의료기사 등 필요 인력이 많아 인건비도 더 많이 들고 치료재료도 산정 불가로 환아가 많으면 많을수록 적자 구조"라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정부가 올해 상·하반기 두 번의 국고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당초 설정한 국고 보조금이 낮게 조정됐음은 물론 그나마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가 국고 보조금 지급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무작위로 8곳의 소아청소년병원을 지정해 조사한 결과 전혀 지급받지 못한 병원은 3곳, 일부만 받은 병원은 3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2곳은 보건소로부터 국고 지원금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국고 보조금 지급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적자 구조로 검사실과 처치실의 운영이 불가, 축소 및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인 회원병원 대다수가 지정 반납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더불어 "배후진료의 어려움에 따른 대학병원 소아응급실 축소 및 폐쇄 등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간 소아 환자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검사실과 처치실을 가동하는 소아청소년병원에 대해서는 응급실과 동등한 수가를 책정하거나 응급의료 기금, 보험 재정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준중증 환아들에게 필요한 의료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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