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통령상 3번 받은 비결요? 가장 어두운 곳 들여다봤죠"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취약계층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업 참여
성과보고대회에서 세차례 대상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49)는 최근 10년 동안 대통령상을 3번이나 탔다.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서는 흔치 않은 경력이다. 디자이너라고 해서 책상 앞에 앉아 도안을 그리거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하는 것을 상상해선 금물이다. 그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40대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왼쪽)는 2021년 광주 광산구의 병원동행 서비스 '휴블런스' 도입 프로젝트에 서비스디자이너로 참여했다. 건강약자의 이동권 향상에 도움을 준 성과를 인정받아 그해 11월 열린 성과보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행정안전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도하는 '공공서비스디자인(舊 국민정책디자인) 사업'에 참여해왔다. 2014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공무원, 정책수요자(국민), 이해관계자가 서비스디자이너와 함께 팀을 꾸려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관련기사="탁상행정은 가라"…국민이 '디자인 싱킹'으로 만드는 정책]
강 교수는 서비스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싱킹'을 통해 공공정책의 만족도를 높이는 임무를 맡았다. 서울 종로 쪽방촌, 성동구 무허가 봉제공장, 해양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어촌마을 등 현장을 누비고 지역민들과 살을 부비며 공공서비스를 만들어냈다. 강 교수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매년 11월에 열리는 성과보고대회에서 2018년과 2021년, 2023년에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업의 핵심은 '참여'와 '협력'이라고 했다. 이 두 가지 없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2021년 광주시 광산구에선 건강약자를 위한 병원동행 서비스 '휴블런스' 도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기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가족 돌봄이 어려워 병원에 가기 힘든 고령층이 주요 정책수요자였다. 강 교수는 이들의 속내를 듣기 위해 '1000원 사진관'을 여는 아이디어를 냈다. 1000원만 받고 간이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며칠 뒤 액자에 넣어 전달하면서 설문조사를 했다. 두세번 얼굴을 보며 친밀감을 형성했고, 그렇게 50여명의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2018년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주민들과 동고동락하며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탐색했다. "쪽방촌 주민들은 대부분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했어요.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환경을 개선하는 '비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세상과의 단절을 막고 자활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일자리를 소개해주고, 방안의 온도·습도 등을 인식하는 센서등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강 교수는 "쪽방촌 주민들과 친구가 되어 그들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봉제공장 집성지로 유명한 성동구에선 숙련공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대폿집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그 결과 무허가 공장을 양성화하는 기반으로 '경력인증제' 제도를 도입했다. 10대 때부터 봉제공장에서 일한 이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고 이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강 교수는 "서비스디자인은 사람에 대한 관찰력과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며 "상대방의 문제를 내 문제라고 생각하고 해결책을 제안한 점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현장 업무가 워낙 고된 터라 '그만해야지'라는 다짐을 반복하면서도 사회적 변화에 보람을 느껴 매년 참여했다"며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업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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