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미륵사지 백제사찰 기법과 차이 나타나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익산 미륵사 중원 금당지 발굴조사에서 금당지 기초부터 내부 기단 축조에 이르는 토목 공정을 확인했다고 11일 전했다.
익산 미륵사지는 삼국시대 최대 규모 사찰 터다. 익산 왕궁리유적과 함께 백제왕도 핵심 유적으로 손꼽힌다. 백제 무왕 시기 익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돼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중원 금당지는 본존불을 모신 절의 본당이다.
조사를 주도한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에 따르면 중원 금당지의 건물 기둥 기초시설은 직경이 2.2~2.4m, 깊이가 1.2m에 달한다. 흙과 깬 돌을 교차해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존 미륵사지에서 확인된 백제사찰 건축 기법과 차이를 보인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서편의 상당한 면적에서 기단 기초와 기둥 기초시설이 개축된 사실도 확인했다. 기단은 건축물 터를 반듯하게 다듬은 뒤 건축물 터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이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 측은 "익산 미륵사 동원·서원 금당지는 물론 삼국시대 국가 건립 건축물과의 축조 방식 비교에 있어 중요한 자료"라며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전하는 미륵산 아래 미륵사의 자연 지형과 이를 활용한 백제인의 토목 기술을 보여준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발굴조사가 진행된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32-1에서 현장 설명회를 한다. 익산 미륵사 중원 금당지의 축조 공정과 변화 양상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내부에서 출토된 유물, 석재, 토양, 유기물 시료 등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을 진행해 금당지 기단 기초가 개축된 원인과 구체적 시기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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