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엔 與野 서울권 의원·낙선자 만나 식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다. 지난 4·10 총선 이후 정치권 인사들과 '식사 정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5일 오후 서울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황 위원장, 정점식 정책위의장, 엄태영·김용태·전주혜 비대위원을 만난다.
오 시장은 총선 이후 여당을 비롯해 서울 지역 야당 의원 등을 차례로 만나 식사했다. 전날에는 유상범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포함해 강원지역 의원 6명, 김은혜(경기 성남분당을) 의원과 오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서는 오 시장과 당 지도부가 최근 당내에서 제기된 '지구당 부활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지 주목된다. 지구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중앙당 하부 조직이다.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로 불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계기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등 당권 주자들과 수도권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치 신인 등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지구당을 부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오 시장은 과거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치개혁 관련 법안을 주도하며 지구당 폐지에 앞장섰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구당 부활에 대한 반대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 대표를 강화할 뿐"이라며 "지구당을 만들면 당 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한 전 위원장과 정부의 '해외 직구 규제'에 대해서도 한 차례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오 시장이 페이스북에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올리자 한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다"고 맞대응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 시장은 '처신'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서는 에둘러 사과하면서도 "그러나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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