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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사외이사분석]② 금융권 男女 동수 3곳뿐…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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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7개 금융사 전수조사 결과…女사외이사 비율 22.58%
금융지주 62명 중 16명 여성…KB지주·신한지주는 여성 의장 체제
지방금융지주는 눈에 띄게 저조…현대카드·우리카드·KB증권은 '0'

[女사외이사분석]② 금융권 男女 동수 3곳뿐…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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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 은행, 손해보험, 카드 등 금융권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1년 전에 비해 대체로 높아졌으나 남녀가 동수로 구성된 곳은 여전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과 증권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되레 소폭 감소했고, 일부 지방은행과 현대카드·우리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사외이사의 직업별 다양성도 여전히 미진하다. 전·현직 직업별로 교수 출신은 10명 중 6명꼴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금융지주와 은행을 중심으로 기업인 비율이 소폭 늘었지만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출신 비율은 감소했다.

16일 아시아경제가 47개 국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2023년 대비 2024년 여성 사외이사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금융권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023년 20.89%에서 22.58%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금융지주와 3대 지방금융지주, 은행 11곳, 생명보험 5곳, 손해보험 5곳, 카드 8곳, 증권 10곳 등의 사외이사 23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올해 금융권 여성 사외이사의 수는 53명으로 지난해 44명보다 9명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높은 업권은 손해보험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30%가 여성으로 구성됐다. 이어 금융지주가 25%, 생명보험이 23%, 카드가 22%로 뒤를 이었다. 증권과 은행은 각각 19%, 16%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가장 가파르게 늘어난 업권은 금융지주와 은행이었다. 금융지주는 지난해만 해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0%를 간신히 넘겼지만 올해는 적극 선임에 나서면서 비중이 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62명의 사외이사 중 16명이 여성이었다.

금융지주별로 지난 3월 KB지주는 7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을 여성으로 구성했고 신한, 하나, 우리 등은 각각 1명씩 여성 사외이사 수를 늘렸다. 특히 KB지주는 올해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며 첫 여성 의장 체제를, 신한지주는 윤재원 홍익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14년 만에 다시 여성 의장 체제를 열었다.


은행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같은 기간 12%에서 17%로 높아졌다. 지난해까지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소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이 최윤정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전체 사외이사 수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KB국민은행도 이정숙 변호사를 신규 선임해 여성 사외이사 수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다만 지방금융지주 이사회의 여성 비중은 눈에 띄게 저조했다. BNK지주와 DGB지주는 전체 사외이사수를 1명씩 늘리면서도 여성 수를 유지해 여성의 비중이 14%대로 떨어졌다. JB지주가 그나마 7명의 사외이사를 9명으로 늘리면서 여성을 1명 추가 선임해 처음으로 20%를 넘겼다.


이 밖에 은행, 카드, 손해보험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 증가 폭은 2%포인트 안팎을 기록한 반면 증권은 변화가 없었고, 생명보험은 1.19%포인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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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방은행 여성 사외이사 ‘0’…현대카드·우리카드·KB증권도 요지부동


금융사별로 보면 지방은행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소극적이었다. 부산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사외이사 수를 늘리면서도 여성을 단 한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대구은행 역시 지난해와 올해 5명의 사외이사 중 여성은 없었고, 광주은행(총 4명)과 전북은행(총 4명)도 마찬가지였다. 제주은행이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인 2명을 여성으로 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여성의 비중을 늘리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이 5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을 여성으로 채우면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동안 우리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1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사외이사를 1명만 뒀다.


카드와 증권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크게 변화가 없으나 사별 이사회 구성은 크게 엇갈렸다. 사외이사를 남성들로만 채워 여러 차례 입길에 올랐던 우리카드는 올해도 4명의 사외이사 중 여성을 선임하지 않았다. 현대카드 역시 올해도 사외이사 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비해 하나카드는 4명 중 2명(50%)을, 롯데카드는 5명 중 2명(40%)을 여성으로 구성해 대비됐다.


전체 사외이사 46명 중 여성이 9명에 불과한 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여성 사외이사 수에 변화가 없었다. KB증권은 여전히 여성 사외이사를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았고,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은 한국투자증권(6명)과 하나증권(6명)도 여성은 각 1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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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신 여성 사외이사 10명 중 6명꼴로 절대다수…경력·직업 다양성도 숙제


여성 이사회 구성의 직업별 편중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이사회 구성을 두고 ‘교수 모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교수 출신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마저 교수 출신 비중이 10명 중 6명꼴로 절대적이다.


교수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말이 적어 금융권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직업군이다. 검사, 판사, 고위직 공무원 출신은 면면에 따라 각종 해석과 편견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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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권별로 보면 5대 금융지주와 지방지주의 교수 출신 비율은 62%를 웃돌면서 지난해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인 출신이 8%포인트, 공무원(연구원) 비율이 6%포인트 높아졌지만 대부분 회계사와 변호사가 비운 자리를 채운 정도에 불과했다. 주요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 여성 사외이사 3명,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 여성 사외이사 각 2명도 교수 출신이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만 각각 3명 중 2명, 2명 중 1명을 여성 기업인 출신으로 채웠다.


은행의 교수 출신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66%를 웃돌았고, 손해보험은 83%에 달했다. 생명보험이 회계사·변호사, 기업인, 공무원(연구원) 등 비율이 고른 편에 속하지만 이마저도 교수 출신은 다른 직업군의 두 배에 달하는 40%를 차지했다.


한편 여성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증권이 가장 적은 52세, 카드가 가장 많은 61세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의 여성 사외이사 평균 연령이 57세에서 55세로 낮아진 점을 제외하면 다른 업무 권역의 연령은 지난해와 대체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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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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