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확산, 방제 연구로 대응…16억 그루 소나무 지킨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연구가 현장 방제 효과를 높이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방제 연구는 국내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을 초기부터 현재까지 단계별로 지속돼 산림청이 방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주효하게 활용됐다.
4일 산림청과 국립과학원에 따르면 재선충병은 1㎜ 내외의 소나무 재선충이 소나무 조직 안에 침투해 수분의 흐름을 막아 소나무가 고사하는 병이다. 재선충은 대개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에 기생하다가 매개충이 나무 수피를 갉아 먹을 때 생기는 상처를 통해 줄기로 침입한다. 감염된 소나무는 100% 고사하는 특성 때문에 재선충병은 ‘소나무 에이즈’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국내에서 재선충병이 최초 발견된 것은 1988년 부산이다. 첫 발견 이후부터 현재까지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는 1500만여 그루로 파악된다. 재선충병 피해는 2014년 218만본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37만본, 2018년 69만본, 2021년 31만본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다가 2022년 다시 38만본으로 늘어나는 등 확산세로 전환됐다.
산림청과 산림과학원은 재선충병 피해를 막기 위해 1~3단계 연구를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연구 1단계(1989년~2009년)=감염목 피해가 꾸준히 증가했던 시기로, 재선충병의 ‘기초 생태 및 방제 기술개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당시에는 재선충병 방제의 기본이 되는 ‘피해목 제거’를 위해 벌채목의 파쇄·소각·훈증 처리 지침이 제시됐다. 저독성 훈증 약제인 ‘메탐소듐(25%)’으로 급증한 벌채목을 처리하는 데 활용한 것도 이 무렵이다.
감염목과 인근의 비감염목을 제거해 방제 효과를 거두는 ‘모두베기’ 방제법도 연구 1단계에 제안됐다. 또 매개충의 생활사 규명 연구를 통해 산림청이 현장의 방제 최적 시기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예방 효과가 우수한 나무주사 약제 ‘아마멕틴’과 ‘아마멕틴 벤조에이트’를 선정해 현장 방제 효과를 높인 것도 연구 1단계에서 얻어진 성과다.
◆연구 2단계(2010년~2015년)=2014년 당시 산림과학원은 급증한 고사목(218만본) 방제를 위해 ‘현장 지원형 방제 기술 다각화 연구’에 집중했다.
현장에 적재된 피해목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디메틸설파이드’와 ‘메탐소듐(42%)’ 훈증제를 추가 등록하고, 대량의 훈증법을 개발해 고사목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대면적 항공 방제(지난해 2월부터 중단)에 쓰일 ‘아세타미프리드’ 약제를 선발하고, 매개충 ‘페로몬 트랩’을 활용한 친환경 방제 연구도 병행했다.
이외에 지상 방제 약제 살포 방법 개발과 6년간 약효 지속력이 있는 ‘밀베멕틴 ’예방 나무주사를 선발하는 등 각종 방제 기술개발로 탄력적인 현장 대응 방안을 구축한 것도 연구 2단계의 성과다.
◆연구 3단계(2016년~2023년)=2016년부터는 재선충병 피해가 차츰 줄었던 시기다. 이때 집중적으로 진행한 연구는 재선충병의 예찰·진단 및 방제 기술의 고도화다. 예방 나무주사 약제의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2년~4년 사이로 다양화하고, 재선충과 매개충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합제나무주사(에마멕틴 벤조에이트+아세타미프리드 등)’ 선발이 연구 3단계에서 이뤄졌다.
시료를 채취해 별도의 연구기관으로 옮겨가지 않고도, 현장에서 30분 이내에 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휴대용 유전자 기반 재선충병 진단키트’가 개발된 것은 이 시기 대표적인 성과다.
연구 3단계에선 재선충병 ‘내병성 우수 개체 육성 및 보급’을 위한 연구가 시작되고, 대면적 항공 살포를 대체할 ‘정밀 드론’ 약제 살포 방식이 정립돼 피해 극심지와 선단지 관리에 사각지대를 없애도록 하는 조치도 이뤄졌다.
1989년부터 이어져 온 단계별 연구 진행 과정에서 일련의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산림과학원은 최근 재선충병이 재차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 위기의식을 갖고, 추가적인 중장기 연구과제를 설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연구과제에는 ▲내년 발사될 농림 위성을 통해 광범위한 지역의 신속·정확한 예찰을 가능케 할 ‘예찰 기술 고도화 연구’ ▲대구 달성·경북 포항·경남 밀양 등 재선충병 특별 방제구역의 맞춤형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피해 확산 특성 연구’ ▲약제의 환경 위해성 우려를 해소할 ‘약제의 산림 생태계 위해성 평가연구’ ▲‘친환경 방제 기술연구’ ▲재선충병 내병성 우수 개체 증식을 통한 클론 보존원 조성·보급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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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천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장은 “재선충병 현장과 정책에 실효성 높은 연구 성과를 도출해 국내 16억 그루의 소나무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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