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노총 탈퇴 종용' 혐의 구속영장 청구
오늘(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대표이사 공백…허 회장 구속시 경영차질 전망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영인(74) SPC그룹 회장이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황재복 SPC 대표에 이어 허 회장까지 구속될 경우 SPC그룹은 수뇌부가 모두 이탈하는 경영 공백 사태에 직면할 전망이다. 허 회장의 사법리스크 여파로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고,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 등 그룹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해외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법조계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법원에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남천규 영장 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연 뒤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오전 8시께 서울 시내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허 회장을 체포했다.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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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이미 대표이사 공백 상태다. 앞서 황 사장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으로 지난달 초 구속됐고, 공동대표였던 판사 출신 강선희 사장도 지난달 2일부로 사임했다. 강 전 대표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남편인 김진모 충북 청주 서원구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취임한 지 1년 만에 회사를 떠났다.


당장 사업부의 차석 임원진이 업무를 분담해 그룹 경영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허 회장까지 구속될 경우 굵직한 현안을 이끌어 갈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수차례 검찰 조사에 불응한 허 회장은 체포 직전인 지난달 24일 국내에서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를 만나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을 논의했다.

SPC는 경기 위축으로 내수가 침체한 중국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파리바게뜨의 유럽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들의 할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도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초 그룹 총수 일가의 배임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고, SPC삼립 등 계열사 5곳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 관련 소송도 일부 승소하며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모습이었지만, 노무 리스크로 또 한번 위기를 맞은 것이다.


SPC는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그룹 차원의 입장문을 내고 "병원에 입원 중인 고령의 환자에 대해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피의자에게 충분한 진술의 기회와 방어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구속영장까지 청구할 정도로 이 사건에서 허 회장의 혐의가 명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며 "검찰이 허 회장의 입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랐으나 그렇지 않은 현 상황에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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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 측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은 점,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범죄의 중대성이 허 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장준성 법무법인 하우 변호사는 "구속영장 사유 중 도주 우려를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가 범죄의 중대성"이라며 "화이트칼라 범죄의 경우는 중형에 처할 가능성이 있으면 도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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