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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 무조건 일시정지' 1년, 오히려 사고는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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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회전 교통사고 1만8100건
2022년보다도 소폭 늘어
"도로 여건 개선 병행해야"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일단 정지해야 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우회전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는 이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법안 내용에 대한 운전자들의 숙지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역 인근 건널목에 우회전 일시정지 관련 안내 팻말이 부착돼 있다.[사진=강진형 기자]

서울역 인근 건널목에 우회전 일시정지 관련 안내 팻말이 부착돼 있다.[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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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 건수(잠정)는 모두 1만8198건으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이전인 2022년(1만8018건)과 비교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와 부상자 또한 각각 120명, 2만3610명으로 2022년(104명·2만3413명)보다 소폭 늘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재 시행 중인 개정 도로교통법은 보행자 신호와 무관하게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은 무조건 일시 정지한 후 서행하도록 한 법안이다. 그간 우회전하는 차량으로 교통사고가 빈번해 2022년 7월과 지난해 1월22일 두 차례에 걸쳐 교차로 우회전에 관한 규정이 시행됐고, 3개월간의 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22일부터는 본격적인 단속과 범칙금 부과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를 어기면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그러나 시행 1년을 맞은 시점에도 우회전 교통사고 감소에 유의미한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우회전 교통사고는 1만7000건을 웃돌고, 사망자 수 역시 12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우회전 무조건 일시정지' 1년, 오히려 사고는 더 늘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실제 지난달 25일 부산 기장군 한 사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학생이 우회전하던 대형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회전 시 무조건 일시정지하고 좌우를 살피며 서행해야 하는데, 버스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회전 일시정지는 운전자의 운전 문화·습관과 관련된 법인 만큼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렵다"며 "상반기 중 법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고 계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홍보 활동을 통한 운전자들의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지난 1월 서울 강서경찰서 교통안전계가 우회전 위반 차량을 단속한 결과, 1시간 동안 적발된 운전자 대다수가 "법 내용을 잘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상당수가 바뀐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운전 경력 25년 차 이모씨(53)는 "운전하다가 가끔 길거리에 걸린 '우회전 일시 정지' 플래카드를 본 기억은 있지만,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며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이전과 달라졌다거나 변화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우회전 신호등 설치 등 도로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운전자의 운전 태도에만 의존하지 않고 구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우회전 신호등 설치, 교차로와 횡단보도 간 이격거리 조정 등이 병행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월 전국 25개소에서 시범 운영된 우회전 신호등은 현재 205개소로 점차 늘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회전 일시정지법의 방향 자체는 맞다. 다만 운전 시 서행과 일시정지부터 배우는 교통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신호등 문화에 길들어 신호등이 없는 곳에서 멈추는 문화 자체가 낯설고 익숙지 않아 완전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며 "우회전 일시정지법과 같이 도로 상황과 여건에 맞게 우회전 신호등 설치, 교차로 위치 조정 등을 병행해 나간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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