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악화, 장기화…트럼프 집권 시 불확실성 커"
"오랜 기간 긴장이 이어질 것이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리청 홍콩대 교수가 양국 관계 악화의 배경을 구조적 요인에서 찾으며 과거 정상적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약 10~15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반중 기조가 한층 거세지고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리 교수는 25일 공개된 홍콩 SCM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뒤집지 못한다.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바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 이전과 같은 시기로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중국은 가장 무서운 도전이자 심지어 적"이라며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에서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10년 전의 정말 정상적인 관계로 돌아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아마도 10~15년"이라고 덧붙였다. 리 교수는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17년 근무 후 지난해 7월 홍콩으로 이주, 현재 홍콩대에 몸담고 있는 대표적 미·중 관계 석학이다.
중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그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악화한 양국 관계의 배경으로 3가지 구조적 문제를 꼽았다. 먼저 리 교수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만큼 포괄적이며 전방위적인 경쟁상대를 마주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도전에는 경제, 군사, 과학기술 외에도 이데올로기적 힘, 정치적 힘까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이 이를 경계하고 그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른 시점에 긴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세력인 미국이 신흥세력인 중국을 이길 수 없음을 인식할 때까지 이러한 구도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미국의 국내적 이유에 따른 구조적 문제다. 리 교수는 "미국의 정치체제,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좋은 상태라면 중국의 다른 정치 체제, 다른 이데올로기, 다른 경제 상황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분열된 미국의 상황이 중국을 더욱 과장되고 민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 역시 단기간에 완화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보다 실질적 이유다. 리 교수는 중국이 지난 30년간 중산층이 없는 국가에서 가장 큰 중산층을 가진 국가로 성장한 반면 미국의 중산층은 축소되면서 또 다른 구조적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 특히 중하위층은 경제 세계화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중국의 진보가 미국이 치른 비용임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며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의 공화당은 아마도 더 보수적이고, 특정 측면에서는 더 이념적이며 더 반중일 것"이라며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중국의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 고립주의가 중국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도 있으나, 보수 반중 세력이 민주당보다 공화당에서 훨씬 강한 만큼 중국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2기 체제에서 마이클 폼페이오, 피터 나바로, 스티브 배넌, 스티브 밀러 등 반중 기조가 강한 인사들의 등용 여부까지 살펴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남중국해, 대만, 한반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두고서도 미·중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다만 리 교수는 "실제로 아시아태평양으로 (충돌이) 확장될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중 관계의 화약고로 꼽히는 대만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이 대만 선거에 어느 정도 자제력을 유지한 만큼 아마도 남중국해에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리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와 다시 (회담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 또한 아태지역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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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미국과 중국은 아태지역에서 상대가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리 교수는 누가 긴장을 조장하느냐는 질문에는 "상호 강화된 두려움과 적개심"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와 함께 "세계가 또 다른 전쟁에 돌입한다면 이는 더욱 파괴적일 것"이라며 "미·중 간 충돌 시 인공지능(AI), 첨단기술이 활용되기에 한층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서구에서 제기되는 홍콩 위기설에 대해서는 "홍콩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면서 "최근 경제 및 금융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홍콩은 아시아 최대 금융 중심지 중 하나다. 저조한 증시는 투자 기회다.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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