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배후 자처한 IS호라산, '푸틴'에 원한 품은 이유
러, 아프간·시리아·체첸 내전 장기개입
시리아 정부군과 공동으로 IS 토벌 지속
탈레반과 격전 중인 호라산, 인지도 원해
국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미국 등 서방 정보당국들도 러시아에 호라산의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해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장기간에 걸쳐 이번 테러를 준비해온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를 테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체첸 등 IS의 주요 활동지역에서 계속 충돌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S가 이번 러시아 테러를 이용해 국제적 인지도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또 다른 테러발생을 우려하는 서방국가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테러 배후 자처한 호라산…러는 '우크라' 배후 주장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호라산은 모스크바 테러 직후 해당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호라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전투원들이 수백 명을 죽이고 해당장소를 크게 파괴했으며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며 테러 당시 영상까지 함께 공개했다.
앞서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테러범들이 난입해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한 뒤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지르는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 이후 사망자는 지금까지 137명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산하 조사위원회는 24일 오후까지 137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부상자 수도 18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테러가 자행된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는 테러범들이 숨겨놓은 다량의 무기와 탄약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테러 관련 혐의자 11명이 체포된 가운데 러시아 당국은 호라산이 배후를 자처했음에도 우크라이나가 배후라고 주장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사건 직후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며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푸틴 정권, IS와 잦은 충돌
우크라이나를 배후로 보고 있는 러시아와 달리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국제사회에서는 배후임을 자처한 호라산의 소행이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중동 지역 내전에 러시아가 깊숙이 개입하면서 호라산은 물론 IS 본부와도 수차례 충돌해왔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라산은 2014년 IS의 아프간 지부로 창설된 이후 아프간을 장악 중인 탈레반과 교전을 이어왔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제난 장기화에 약화되던 탈레반이 2022년 러시아와 국교가 재개돼 식량 및 자원난이 일부 해소되면서 IS와 러시아 간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아프간은 물론 1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이슬람 무장조직들과 교전 중인 체첸 정권을 도우며 내전에 깊숙이 개입해왔다. IS의 활동지역에서 러시아와 충돌이 잦아지면서 러시아에 대한 적개심이 계속 커져왔다.
호라산은 그동안 최소 2년 이상 러시아 내에서 대형 테러를 일으키기 위해 작전을 계획해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대테러 분석가인 콜린 클라크는 NYT에 "호라산은 지난 2년간 러시아에 집착해왔으며 선전매체를 통해 자주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왔다"며 "러시아가 아프간, 체첸, 시리아 등 중동지역에 자주 개입한 것을 언급하며 크렘린궁이 무슬림의 피를 손에 묻히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강조했다.
높은 인지도 갈망하는 호라산…국제 테러 확대 비상
일각에서는 IS가 테러를 통해 이슬람권 내에서 국제적 인지도를 얻어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는만큼 또다른 테러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모스크바 테러 발생 직후 미군 중부사령관 마이클 쿠릴라 장군도 미 하원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호라산이 최소 6개월 내에 미국과 서방국가를 공격할 능력과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경고 징후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특히 호라산은 2021년 카불 국제공항 테러, 올해 1월에는 이란 케르만시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추도식 테러 등을 벌이며 인지도를 높여 조직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NYT는 "아프간에서 주로 활동 중이던 호라산은 2021년 미군 철수 전까지 미군과의 교전, 이후 탈레반 집권 이후에는 탈레반군과의 교전으로 병력이 이전보다 절반 수준인 1500~2000명 규모로 줄어들었다"며 "탈레반이 그들의 조직원 모집을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러로 인지도를 높이고 탈레반을 흔들리게 하는 작업에 더 몰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