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가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쏠린다. 높은 득표율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을 확인한 푸틴 대통령이 집권 5기 체제에서 서방과 대립각을 심화하며 전쟁을 장기간 끌고 갈 것이란 우려가 쏟아진다. 북·러 간 밀착이 심화하면서 한반도 안보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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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마무리된 러시아 대선에서 일찌감치 승자로 예상돼왔다. 반정부 인사들의 출마가 가로막힌, 사실상 대항마조차 없는 구도에서 관건은 연임 성공 여부가 아닌 '득표율'이었다. 우크라이나 침공(특별군사작전)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푸틴 대통령으로선 이번 대선이 사실상 국민 찬반투표나 다름없는 정치적 이벤트여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표는 형식적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과의 광범위한 전쟁에서 이기길 원하는 푸틴 대통령으로선 자유재량을 위해 큰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80%대의 역대 최고 득표율로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 명분에 대한 자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판단,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협상으로 종전 해법을 찾을 가능성은 작아지는 셈이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안젤라 스텐 수석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보낸 모든 신호는 전쟁이 계속되리라는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그는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현재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영국적 포기와 항복 등을 종전 조건으로 내건 상태다. CNN방송은 러시아가 미국, 유럽보다 훨씬 많은 연간 약 300만개의 폭탄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선거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점 커지는 우위를 기반으로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푸틴 대통령 5기 체제에서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은 한층 심화할 수밖에 없다.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주권을 위협받는다면 러시아는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른바 핵 경고도 쏟아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에 맞서 반서방 연대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해 중국과의 교역 확대, 이란과의 군사협력, 아랍권 국가에 대한 외교적 지원,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회원국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옛 소련권 국가들이 참여하는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중심으로 한 연대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의 밀착은 한반도 안보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한으로부터 부족한 탄약을 공급받는 등 한층 밀착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데 이어, 조만간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는 이미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2차례나 만나며 전략적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한 상태다. 이들 3국의 밀착은 신냉전 구도를 한층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한반도 정세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


WSJ는 "더 중요한 선거는 오는 11월 미국의 대선이 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가 균열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선거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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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러시아 국내적으로는 반대 여론을 억누르기 위한 새로운 법, 부자 과세 등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빈곤 퇴치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재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장기화하는 전쟁으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러시아 국민들을 달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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