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와 협상 준비 돼있어
美 대선 개입 안 해…협력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자국 TV 방송 로시야 1,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핵전쟁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는지 묻는 말에 "군사 기술적 관점에서 핵전쟁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핵무기 사용에 대해 "무기는 사용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우리에겐 우리만의 원칙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핵무기 사용 원칙은 러시아의 핵전략에 명시돼있으며,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가의 존립과 관계되거나 우리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되거나 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만약 러시아 영토나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는 이를 개입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는) 러·미 관계와 전략적 억제 분야 전문가가 충분하다"며 "그러므로 모든 것이 (핵 대결)로 돌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경우 핵전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또 그는 만약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에 대해선 "우리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낀 적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그런 필요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와 종전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현실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휴전을 제안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관계가 냉각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서 "어떤 선거에도 어떤 식으로도 간섭하지 않겠다"며 "여러 번 말했듯이 미국 유권자의 신뢰를 받는 어떤 지도자와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이 자체적인 핵우산을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핵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17일 러시아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하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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