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사기·도박·약물 운전에 자비 없다…경찰 "강력 대응"
2024년 경찰청 주요 정책 추진계획 발표
경찰이 심각한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초래해 삶을 파괴하는 ‘신종 사기범죄’와 ‘도박범죄’ 척결을 올해 핵심과제로 내세웠다. 국민들의 일상에 위협을 가하는 각종 범죄에 엄정히 대처해 ‘국민의 평온한 일상 지키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경찰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경찰청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국민 생활 주변을 파고드는 범죄와 사고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다”면서 “국민이 일상을 마음 놓고 영유하도록 하는 것이 민생치안의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교묘해지는 '경제적 살인'…변종 사기 바이러스, 경찰 백신으로 근절
경찰은 먼저 투자리딩방이나 로맨스스캠 등 바이러스처럼 변이되는 신종 사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침해 신종 사기범죄 근절 2.0’을 추진한다. 금융·통신 기술의 발달로 사기범죄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수법이 고도화·초국경화되면서 검거율은 4년 만에 60% 밑으로 떨어진 데 따른 조치다. 실제 2018년 26만7417건이던 사기범죄는 2022년 32만3634건으로 21% 늘었지만, 같은 기간 검거율은 74.8%에서 58.7%로 떨어졌다.
경찰은 기존 단일 기능에서 대응하던 것에서 벗어나 ‘예방→수사→검거’로 이어지는 신종 사기범죄 종합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전 기능이 합동해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시·도경찰청 형사기동대를 활용해 첩보를 수집하는 한편 사기범죄 추적수사 전담팀을 운영하고, 해외 법집행기관들과의 합동 단속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1177건이 접수돼 890억원의 피해액을 발생시킨 투자리딩방 사기와 최근 피해액이 크게 증가한 스미싱 사기, 로맨스스캠, 그리고 가상자산 금융사기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체감 1호 약속(경제적 살인, 악성사기 근절)의 효과로 기존 7대 악성사기는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신종 사기범죄가 증가하는 현재 변곡점을 민생침해 신종 사기행태를 완전히 근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수사력을 총결집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까지 번진 도박중독…"뿌리까지 척결"
생활 깊숙이 침투한 도박범죄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든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도박중독 인구는 237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5.5%에 달한다. 미국(1.5%)이나 영국(2.5%), 프랑스(1.3%), 호주(3.7%) 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3~4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초중고생의 5%(19만명)가 도박중독에 빠진 것으로 조사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시·도경찰청 사이버도박팀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범죄수익 환수로 운영 조직 와해에 역량을 집중한다. 또 청소년을 유혹하는 도박 광고 및 도박사이트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단속과 함께 청소년 도박행위자에 대학 원칙적 즉심 청구 및 치유·재활 활동도 병행할 방침이다.
합법적 영업장으로 위장한 ‘홀덤펌’에서 이뤄지는 불법 도박에 대해서도 상시단속체제를 운영하고, 범정부기관이 참여하는 ‘홀덤펌 불법대응 TF’를 중심으로 공동대응에 나선다. 이와 함께 해외로 도주한 도박사범에 대한 적극적인 추적·검거와 환수 조치를 병행해 도박범죄로 인한 국부 유출 차단에도 만전을 기한다.
제2의 신당역 스토킹 살인 막는다…여성·아동 대상 범죄 예방책 강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회자되는 관계성 범죄도 최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스토킹이나 교제(데이트)폭력, 가정폭력, 학대 등 관계성 범죄의 경우 재범 가능성이 높고, 강력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탓에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격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찰은 관계성 범죄 가해자의 경우 범행동기나 신고이력, 전과, 피해정도 등을 분석해 보복범죄 등이 우려되면 초범일지라도 구속영장을 적극적으로 신청하고, 가정폭력·스토킹 가해 정도에 따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조치까지 취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전자장치 부착 제도를 활용해 스토킹 피해자의 안전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시 분리조치나 접근금지 명령, 벌금·과태료 등의 경미한 처분만으로는 재범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어렵다”면서 “피해자 보호에서 한 걸음 나아가 가해자에 대한 예방적 제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습 음주운전자 '방지장치' 부착…마약 전과자 수시적성검사
상습적인 음주운전이나 마약·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최근 교통사고 사망자는 11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음주운전 재범률은 꾸준히 4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5년 이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운전자에게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 부착을 의무화한다. 또한 휴가철이나 연말연시 등 취약 시기에 맞춤형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재범이나 비난 우려가 큰 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하는 강수도 둔다.
아울러 마약 투약자나 정신질환자 등 고위험자들에 대해서는 운전면허 수시적성검사를 강화한다. 수시적성검사는 도로교통법상 운전면허 결격사유가 발생한 이들을 대상으로 안전운전 능력을 판단하는 제도다. 대상이 된 운전자 중 다시 면허를 취득한 비율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평가 기준이 엄격하다.
윤 청장은 “마약으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 함부로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면서 “도로 위에서 국민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운전자들을 제한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운영…국민에게 필요한 곳에 경찰력 집중
재정비를 마친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등 신설 조직도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그간 경찰은 지역경찰, 수사, 형사 교통 등 전문화된 기능 외에 비정형적인 치안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외부적으로 끊이질 않았다. 이 때문에 예상치 못한 강력범죄가 발생하거나 집중적인 경찰력 투입이 필요한 경우 효과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신림역·서현역 사건 등 연이은 이상동기범죄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경찰청이 특별치안활동을 전개하기도 했지만, 현장의 과도한 부담이 다른 분야의 치안 공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동순찰대 28개대 2668명, 형사기동대 43개대 1335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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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치안 수요가 급증하는 경우 기동순찰대나 형사기동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한편, 최근 정치인 피습으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해 4·10 총선을 앞두고 선거 유세장 안전 확보, 주요인사 위해 방지 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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