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가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등장했다. 지난 8일 문을 연 뉴욕 매장은 첫날에만 2500잔의 음료를 팔아치웠다. 최고 인기 메뉴였던 치즈폼을 올린 흑당 밀크티 가격은 9달러(약 1만1600원).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가 4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제법 비싼 가격이지만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다. 헤이티는 지난 8월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에 이은 다섯번째 진출국이다.
중국의 거의 모든 산업을 찍어누를 기세로 미국 의회 분위기가 들끓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헤이티 앞에 긴 줄을 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타임스퀘어 광장에는 초대형 광고판이 설치됐다. 이 순간 공급망 분리와 수출 통제, 고위급 인사들의 외교 설전은 딴 나라 얘기다.
소비재, 특히 식품 시장에서 중국의 물밑 접근은 최근 수년 사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익히 알려진 마라탕과 탕후루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틱톡, 유튜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를 타고 생소한 외형과 맛의 중국 간식이 유행처럼 번지는 추세다.
우리나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에 ‘중국 간식’을 검색하면 6000개가 넘는 상품이 검색된다. 마라맛 쫀드기(라티아오), 양념 오징어, 진공포장된 닭발, 과일향 젤리 등이 그것이다. 한국에 우후죽순 생겨난 무인 간식 판매점에서는 중국산 아이스크림과 간식의 매대 자리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규모가 2100만원 수준이던 중국산 아이스크림 수입액은 올해 들어서만(1~10월) 10억원을 웃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를 내는 해외 시장 진출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내년에 한국에 물류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연초 227만명 수준이던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기준 504만명까지 급증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흥강자로 꼽히는 핀둬둬의 쇼핑앱 테무는 지난 7월 한국에 진출한 이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7~11월) 국내에서 새로 설치된 앱 1위는 테무로, 388만회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톄무를 거점으로 값싼 중국 소비재들은 한국에 본격적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될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내 테무와 쉬인 이용자 수는 총 1억1000만명 수준으로, 아마존 이용자의 90%에 달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이 조용한 점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악화한 상황에서의 결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다른 대체재를 찾지 못한 소비자들은 불황과 저성장의 맥락 앞에서 ‘비호감’의 감정도 접었다. 지금은 잡다한 소품이나 저렴한 간식에 국한돼있지만, 기술 굴기에 혈안이 된 중국이 어느 마당에 또 깃발을 꽂을지 알 수 없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