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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처럼회'를 날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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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처럼회'를 날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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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와 결탁해 수사 권한을 남용했고…. 경찰조직과 그 업무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자신의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어 죄책이 매우 무겁다."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송철호 전 울산시장 등과 함께 재판받아온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반성 없는 태도를 질타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훈계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는 황 의원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너무도 당당한 모습은 민주당 주변에서 관행처럼 되었으니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설치는 암컷" "암컷이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는 발언으로 여성 비하 막말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의원의 경우는 또 어떠한가.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지난 9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때 조 전 장관은 "하나의 문이 닫혔지만 다른 문이 열릴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공개적인 응원의 글을 올렸다. 그 ‘다른 문’이 열린 것일까. 최 전 의원은 조 전 장관의 북 콘서트에 가서 ‘암컷’ 발언을 했다. 민주당은 화들짝 놀라 당원자격 정지의 징계를 하고 사과했지만, 정작 최 전 의원은 사과는 없이 "내가 그렇게 빌런인가"라고 항변했다.


김용민 의원은 최근 "윤석열 정권이 권력을 사용하는 대범함을 보면 22대 총선에서 조금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계엄을 선포하고 독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윤석열 정부를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는 ‘전두광세력’으로 간주하고 계엄 선포라는 비현실적 시나리오까지 들고나온 것이다. ‘위장 탈당’의 흑역사를 남겼던 민형배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탄핵으로 ‘발목때기’를 분질러 놨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이쯤 되니 코인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의원 경우는 오히려 애교감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제까지 거명한 정치인들은 모두 민주당 강경파 초선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 소속이다. 강성 팬덤층을 등에 업고 당을 좌지우지했던 처럼회였지만 결국 민주당의 정치적 신뢰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민주당을 상대에 대한 증오에만 불타는 극단주의 노선의 정당으로 비쳐지게 만든 데도, 그래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연패를 낳은 데도 처럼회의 책임은 컸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하나 이겼다고 다시 살아난 것일까. 처럼회 정치인들의 언행은 역대급으로 거칠고 저질이 되었다. 여기에는 처럼회를 자신의 핵심 우군으로 여기고 방치하며 즐겨온 이재명 대표의 책임 또한 크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실망이 큰 데도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민주당이 여전히 균형을 잃은 극단적 정당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YS는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하나회’라는 무소불위의 군내 사조직을 전격 해체시켰다. 이재명 대표는 누구의 얘기도 먹히지 않는 처럼회를 어찌할 것인가. 2016년 총선 때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영입했던 문재인 대표는 ‘친문 공천학살’을 수용했고, 그래서 패색이 짙던 민주당은 1당이 되는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민주당이 다시 살아나려면 극단주의 정치의 상징인 처럼회를 날리고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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