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외교' 美 키신저에 中 애도 열기 후끈…'라오펑유' 극찬도
1970년대 미중 외교 주역
CCTV 고인 생이 영상 방영도
시진핑, 바이든에 조전 보내 애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별세 이후 중국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관영매체들은 키신저 장관 별세 소식을 긴급·주요 기사로 보도하며 1970년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핑퐁외교'를 주도한 점을 부각했다.
중국중앙TV(CCTV)는 30일(현지시간) 오전 고인의 생애를 돌아보는 1분 57초 분량 영상을 반영했다. CCTV는 영상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중미 관계 발전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화석'(活化石)으로 불린다"며 "그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방중을 성사해 세계를 뒤흔든 '태평양을 넘어서는 악수'를 이뤄냈다"고 극찬했다.
중국신문망은 키신저 전 장관을 향해 '중미 관계의 증인'이라고 부르며 그가 생전에 중국을 100차례 방문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신경보도 "키신저 박사는 1971년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했고,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이날 오후 키신저 전 장관 별세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셰펑 주미 중국대사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키신저 전 장관 별세에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미국과 세계에 큰 손실"이라고 적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으로,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 애도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1971년 두 차례의 중국 방문을 통해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이는 이듬해 2월 닉슨 대통령의 방중을 이끌어 냈다. 닉슨 대통령은 마오쩌둥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핑퐁 외교'의 수완을 발휘했다. 1971년 일본 나고야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중국 측과 접촉한 뒤 그해 4월 미국 탁구 대표팀의 중국 방문 경기를 성사시키며 양국 수교의 발판을 닦았다. 1973년엔 파리협정 산파 역할을 하며 그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을 자주 찾았다. 가장 최근 중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고인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라오 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는 뜻)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중 갈등으로 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보낸 고위 관리들을 외면했지만, 키신저 전 장관만큼은 예외적으로 만나 '라오펑유'로 칭했다. 미중 외교에서 키신저 전 장관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중국은 신뢰하는 외국 고위급 인사를 지칭할 때 '라오펑유'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시 주석은 당시 키신저 전 장관의 100세 생일과 중국을 100여 차례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두 개의 100이 합쳐진 이번 중국 방문은 특수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 방문 약 2개월 전인 올해 5월에 100세 생일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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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키신저 전 장관 별세 소식이 전해진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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