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위원회 자문 김이태 교수 주장
"사우디, 왕권 강화·이미지 쇄신 총력"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자문을 맡은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가 개최지 선정 투표 패배의 원인으로 '금권 투표'를 주장해 논란이다.
김 교수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엑스포 개최 실패가 결정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혼연일체가 되어 정부, 부산시, 기업의 역할 분담을 통해 유기적인 전략을 했음에도 아쉽게도 리야드에 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부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 노력은) 국민의 시선을 엑스포 유치와 동계올림픽 등 여러 가지 메가 이벤트에 돌려 국민의 충성과 지지 확보를 노리기 위한 것"이라며 "패한 원인을 찾아본다면 리야드의 왕권 강화를 통한 국가 이미지 쇄신과 자국 이미지 개선을 위해 경제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우디가 사실상 오일 머니를 이용해 물량 공세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는 2030년까지 4300조원 투자를 통해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했다"라며 "그런 가운데 엑스포 개최를 위해 10조원 이상 투자를 저개발 국가에다 천문학적 개발 차관과 원조 기금을 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금전적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미·중 갈등도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쟁, 코로나19 등 여러 요인, 미·중 갈등 또한 전 세계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경제난이 심화한 게 하나의 역할을 했다"라며 "객관적 역량보다 현실에 흔들리기 쉬운 구도가 형성돼 저개발국가의 사우디 몰표가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BIE 총회에서 진행된 1차 투표 결과, 사우디는 119표를 받으면서 3분의 2 이상을 득표했다. 한국은 29표, 이탈리아는 17표로 집계됐다.
앞서 한국은 먼저 이탈리아를 누른 뒤 2차 결선에 올라 사우디를 상대로 역전극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임했으나, 1차 투표에서 압도적 표 차로 패배하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다"라며 "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간 (엑스포 유치를 위해) 182개국을 다니면서 쌓은 자산 등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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