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깨워라" 조주완 특명…내년 LG전자 기업가치 반등 주목
4.6→3.67→3.58…3년 연속 하락
조 사장 "7%로 올린다" 선언
부임 초부터 "성장동력 높여라"
내년에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은 7년 뒤 회사 가치를 두 배로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가전제품 중심 기업에서 라이프 솔루션 플랫폼 기업으로 회사 체질을 바꾸고 '트리플 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LG전자 미래비전 2030을 지난 7월 발표한 것이다. 올 연말 기업가치 지표 추정치는 지난 23일 기준 3.58배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보다 2배가량 올려야 한다. 조 사장 부임 후 3년간 이 수치가 하락세를 보였던 만큼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올라온 LG전자 EV/EBITDA(설비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를 보면 2021년 말 4.6배, 작년 말 3.67배였고 올 연말 추정치는 3.58배로 하락세다. EV(Enterprise Value)는 시가총액과 부채총액을 합한 뒤 현금성 자산을 빼서 구한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버는 현금 창출 능력 지표로, 영업이익에 자산 감가상각비 등을 더해서 구한다. 예를 들어 LG전자 EV/EBITDA가 7배라는 의미는 LG전자 7년 치 이익을 모으면 LG전자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LG전자가 3.58년 번 돈으로 LG전자를 인수할 수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7월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비전 2030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보통 EV/EBITDA가 낮은 것을 주가 상승 신호로 해석한다. 현재 주가가 회사의 영업현금흐름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수치가 몇 년씩 낮게 유지되는 것은 위험하다. 회사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이 무엇인지, 쌓아둔 현금을 향후 어떻게, 얼마나 더 크게 늘릴지에 대해 투자가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통상 5년 연속 낮아질 경우 회사 장기 비전이 뚜렷하지 않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위험 신호로 해석한다. 쉽게 말해 투자자들이 지금은 돈을 잘 벌지만 미래는 불안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조 사장은 기업가치를 올릴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발언했다. 7월엔 "회사 EV/EBITDA를 7배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1월 CES 2023 기자회견에서는 "그동안 매출과 영업이익 중심으로 경영해왔지만 앞으로는 기업가치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중요한 화두"라며 "가지고 있는 사업에서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전혀 몸담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LG전자 EV/EBITDA가 반등할지 주목한다. 핵심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영업이익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황이 부진해 LG전자 전장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장 사업을 하는 VS사업본부 영업이익 비중이 내년에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4%)보다 3배가량 커진다고 본 것이다.
이변이 없는 한 LG전자 VS본부 수주 실적이 늘 가능성이 크다. 통상 차 부품 업체가 한 번 완성차 기업 주문을 받으면 그 후 3년간 완성차 업체(고객)에 연구개발(R&D), 생산, 공급 관련 일감을 얻는다. 계약 시점으로부터 3년 뒤까지 안정적으로 회사 매출,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VS본부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시장에서 판단하는 이유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UP 가전 2.0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수주액을 늘리면서 성장성 높은 새로운 사업 모델도 발굴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LG전자가 조 사장 취임 후 무리하게 전장 사업에만 매달린 것이 아니라 기존 가전(H&A), TV 비즈니스 개혁을 병행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H&A 본부는 렌탈사업, UP가전(구매 후 자동 업데이트) 사업, 빌트인(주방 벽면 등에 가전을 붙박이 형태로 내장한 가전) 사업을 강화했다. HE 본부는 제품(TV)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운영체제 '웹OS' 기반 각종 콘텐츠)를 한꺼번에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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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조 사장 공언대로 신사업(전장)을 활성화하고 기존 사업(가전) 영업 방식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조 사장이 LG전자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북미지역 대표 겸 법인장 부사장을 지내면서 회사 중장기 펀더멘털(기초 체력) 강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EV/EBITDA가 반등한다면 조 사장 주도한 혁신이 성공해 LG전자 모멘텀(성장 동력)이 강해졌다고 시장이 인정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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