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오픈AI 새 이사회 살펴보니...올트먼 강력 우군될까?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면서 오픈AI 이사진도 대거 물갈이됐다. 올트먼을 해임하며 이번 사태를 일으킨 기존 이사회 주요 멤버들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 래리 서머스 미 전 재무부 장관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최대 9명으로 예상되는 새 이사회에는 올트먼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측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유력시된다.
오픈AI는 2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올트먼의 CEO 복귀를 발표하면서 이사회 재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새롭게 공개된 이사회 명단에는 테일러 전 CEO, 서머스 전 장관의 이름이 확인됐다. 기존 이사진 중 유임된 이는 애덤 디엔젤로 쿼라 CEO가 유일하다. 올트먼 축출에 나선 이사회 멤버 중 한명이었던 그는 이후 올트먼 복귀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오픈AI의 새 이사회는 아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최종 이사회 멤버는 9명이 유력하다. 이번 사태에서 영향력을 드러낸 최대 주주 MS측 인사가 이사진으로 합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MS는 오픈AI 지분 49%를 가진 최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비영리 이사회가 주요 결정권을 갖는 이 회사에서 의결권을 갖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승기를 잡은 만큼 이사회에 진출, 향후 오픈AI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새 이사진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 비즈니스, 자본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이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제매체 CNBC는 "이전 이사회에는 학계, 연구원이 포함됐으나, 새 이사들은 비즈니스, 기술 분야 등에 광범위한 배경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영리기업으로 출발한 오픈AI가 다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비슷한 형태로 변모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의장을 맡은 테일러는 세일즈포스의 공동 CEO이자, 전자상거래 기술 플랫폼 쇼피파이의 이사회 멤버다. 자신이 창업한 스타트업 '큅'이 세일즈포스에 인수될 때 합류해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던 '슬랙' 인수 등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옛 트위터(X)를 인수하기 전 트위터의 마지막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앞서 올트먼은 기존 오픈AI 이사회와 복귀 협상을 벌일 때 새 이사진 후보로 그의 이름을 언급했었다. 새 이사회 의장이 된 테일러 역시 올트먼과 마찬가지로 AI 서비스 상용화를 지지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올트먼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일러는 올해 2월 전직 구글 임원과 함께 AI 벤처를 설립했으며, 이번 의장 선임으로 인해 AI 회사 경영을 중단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CNBC는 전했다.
새 이사인 서머스 전 장관은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냈고, 하버드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 소프트웨어 기업인 스킬소프트 등 2개 기술기업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정계, 재계, 학계에서 모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서머스 전 장관을 이사진에 영입한 것을 두고 현지 언론들은 오픈AI가 AI와 관련한 각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하고 있다. CNBC는 "오픈AI는 의회에서 지속적인 규제 조사에 직면한 상태"라며 "워싱턴에서 쌓은 서머스 전 장관의 인맥은 오픈AI에 귀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서머스 전 장관은 월스트리트는 물론, 워싱턴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서머스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회사의 거버넌스를 정리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그간 AI와 관련해 공개된 서머스 전 장관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주로 일자리,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돼있다. 2018년 서머스 전 장관은 AI가 향후 50~100년간 미국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스티브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챗GPT를 "인류를 위한 심오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러한 기술 발전을 인쇄기, 전기 발명 초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올트만 복귀 협상을 주도하며 기존 이사진 중 유일하게 유임된 디엔젤로 CEO는 2018년 오픈AI 이사진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17일 올트만 해임 사태 이후 공개적 발언이나 입장을 내비치는 것을 꺼려왔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 배경이 "미친"것이거나 "보복적인"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X 게시물을 리트윗했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밖에 오픈AI 공동 창립자 중 한명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 조지타운대 보안·신흥기술센터 소속인 헬렌 토너, 랜드 연구소 수석 과학자인 타샤 맥컬리 등 기존 이사 3명은 이사회를 떠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기존 이사회 멤버들도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기존 이사회 멤버인) 디엔젤로, 타샤 맥컬리, 헬렌 토너가 오픈AI 리더십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포함해, 올트먼에게 특정 양보를 요구했다. 퇴임하는 이사회는 올트먼의 권력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기존 이사진은 앞서 갑작스러운 올트먼 해임 이유로 "솔직하지 않은 소통"을 꼽으면서도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 전반에서는 올트먼의 AI 상업화 움직임이 AI가 가져올 위험성을 우려해온 이사회의 반발을 일으킨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었다. AI 개발 속도를 내려는 ‘부머(boomer·개발론자)’ 대 안전성을 중시하는 ‘두머(doomer·파멸론자)’ 간 갈등이 수면위로 표출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그간 AI 개발과 상업적 활용을 주장해온 올트먼과 달리, 기존 오픈AI 이사진 대다수는 자칫 AI 개발을 너무 서두르다 인류에게 존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표적 점진파인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는 앞서 올트먼이 이러한 잠재적 위험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토너 역시 자신이 몸담은 조지타운대 보안·신흥기술센터 연구진이 공동 집필한 논문을 통해 AI 안전문제를 놓고 오픈AI를 비판한 바 있다. 올트먼 축출 이후 임시 CEO로 선임됐던 에밋 시어 전 트위치 CEO 역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해온 '두머'에 속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