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늘 '소통'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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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 등을 가끔 만난다. 이들에게 "상장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면 대개 "좋은 일이긴 한데 상장하고 나니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푸념이 뒤따른다. 주주를 비롯해 보는 눈이 많아져 기업설명회(IR)와 같은 홍보 활동에 신경이 꽤 쓰인다는 것이다.


대다수 창업주는 '회사를 잘 키워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상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잘 활용하면 회사를 더 키울 수 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경영상황을 주주 등에게 잘 설명해야 하는 의무도 생긴다.

주주·투자자 등과 적극 소통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게 마련이다. 새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의 '실적 뻥튀기' 의혹이 대표적이다. 파두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80억원이다. 올해 전망치로 내놓았던 1203억원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이 때문에 상장 주관사와 회사의 뻥튀기 상장, 실적 발표 전 사모펀드(PEF)의 매도 등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논란은 기술특례상장 기업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다.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이 투자설명서에 기재한 실적 전망치와 실제 수치는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만 이번 논란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의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급 기업이 상장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실적 뻥튀기 논란은 끊이질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적자 상태인 기술특례 기업의 공모가를 산정할 때 미래 추정치로 기업가치를 구하기 때문이다. 추정 실적이 100% 맞을 순 없다. 국내외 경제상황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해서다.


이런 간극을 좁혀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소통이다. 특히 IR은 투자자가 회사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믿음을 줄 수 있게 만드는 지렛대다. 수많은 정보와 소문이 떠도는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냉철하다. 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지면서 주주의 입김도 더욱 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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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는 실적 쇼크로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뒤늦게 회사 상황을 홈페이지에서 설명했다. 기업설명회도 실적 발표 후에 진행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격이다. 미리 관련 사실을 적극 알리고 이해를 구했으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도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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