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최근 연내에 ‘노후계획도시법·도시재정비촉진법’을 패키지로 통과시키겠다는 한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의 언론 인터뷰 이후, 부동산 시장에 노후계획도시법(노정법)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이 법은 지난해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집에 실려있던 ‘1기 신도시 특별법(30만가구의 1기 신도시를 40만가구로 신속 정비한다는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연면적 100만㎡, 준공 20년 된 노후도시가 그 대상으로 전국에 51개소 등이 있다.
대통령의 주 공약일 정도로 무게감이 컸던 이 법이 올해 2월에 국토위 소위원회에 올라온 이후 9개월 지난 현재까지 통과 예상 시점이나 가능성조차도 제대로 잡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법이 태생부터 일부 지역에만 수혜를 준다는 형평성 문제와 정비사업의 이주대책을 지방자치단체장이 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가장 컸다.
형평성부터 보자면 우리나라 노후주택은 준공 후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안전진단을 해서 등급이 기준 이하면 멸실 후 재건축을 하고, 기준 이상이면 리모델링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노정법에서는 안전진단을 면제해주도록 한다. 1990년대 준공된 1기 신도시들이 현재 기준으로 안전진단을 한다면 통과할 단지가 손가락에 꼽기 때문이다. 또 안전진단 면제와 함께 용적률 특례를 제공하는데, 현행 기준의 100~150% 범위 내에서 주도록 하고 있다. 가령 일반주거 3종이 300% 용적률이라면 그 1.5배인 450%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실현 가능성의 문제다. 정비사업은 종전 주택 멸실~신규주택 입주의 약 3~5년의 시차가 존재하므로 태생적으로 ‘이주대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의 이주대책이란 연간 정비사업을 평탄화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주택 멸실이 발생하면 주변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당의 경우 10만가구가 15년에 걸쳐서 순환 정비를 통해서 정비한다고 하면 그 이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15년 정비를 기준 잡고, 1년에 0.7만가구 이주만 해도, 주택건설에 3~5년이 소요된다면, 최소한 2.1~3.5만가구가 이주해야 하는 거주지역이 필요하거나 이주비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는 사실상 신도시 하나를 더 지으라는 말과 같은데, 노정법은 이를 지자체장(성남시장)이 하도록 하고 있어서 현실 가능성의 문제가 있다. 또 문제는 기반시설이다. 현재 도시 규모에 맞춘 기반시설(도로·학교·공원·에너지 등)이 용적률 특례를 통해서 가구 수가 급증했을 때 적절할지에 대한 연구가 없다는 것이 지자체장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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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법은 대선 및 이후 과정에서 국토부를 주축으로 정부 당국이 현실성 낮고 형평성 문제가 되는 법안을 먼저 질러놓으면서 시작한 것이다. 이후 전문가 협의체나 국토위를 통해서 현실 가능성 및 보완의 필요성이 도출되어서 현실적인 법을 만들기 위해서 소위를 통해서 논의하고 있었으니, 국토위 전원이 고생 중이라 하겠다. 그런데 갑자기 일부 민주당 국토위원이 연내 통과와 같은 정치적 수사를 언론에 노출하면서 이 법이 다시 정치적 어젠다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이 법의 통과는 상기한 두 가지 이유로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인데도 말이다. 부동산은 부동산이고 정치는 정치다. 이 둘을 착각한 쪽은 항상 그 백래시를 강하게 받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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