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인구밀도 높은 양천구 지하철 부재 이동의 불편함 물론 지역 도시발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어 적극 추진 ... 향후 목동아파트 재건축, 신월동 지역 재개발,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등 급증하는 인구 및 교통수요에 시기 적절하게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 수요 반영한 선제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 반드시 필요
“교통사업은 수익사업 아냐...도시철도사업은 교통 복지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최근 한 서울시 주최 토론회에서 목소리를 높인 지자체장이 있어 화제다. 바로 서울시에서 인구밀도는 가장 높지만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기재 양천구청장 얘기다.
2023년 10월말 기준 43만7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양천구는 인구밀도 2만5112명/㎢로 서울에서 인구 밀집도가 1위임에도 지하철 등 도시철도 인프라는 타 자치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지하철 역수만으로 따져볼 때 지리적으로 같은 서남권인 강서구의 경우 인구밀도(1만3599/㎢)는 양천구보다 1.8배 낮지만 지하철역은 총 23개로 3.8배 많다. 인구 밀도가 양천구에 비해 1.6배 낮은 영등포구(1만5286/㎢)도 지역 내 지하철역수는 19개임에 반해 양천구에 정차하는 지하철역은 목동역, 오목교역, 신정역, 신정네거리역, 양천구청역, 신목동역 겨우 6개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신월동의 남부순환로 구간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철도교통이 없는 지역으로 주민들은 매일 빽빽한 콩나물 버스를 타고 2~3회 이상 환승을 해가며 어렵게 직장 등으로 출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지하철과 같은 교통수단의 부재는 이동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지역 도시발전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양천구 이기재 구청장은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목동선 경전철 예비타당성 조속 통과 및 2호선 지선을 확대한 신월사거리역 신설 등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양천구의 경우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인 목동선과 동서를 가로지르는 강북횡단선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목동선은 신월동부터 신정동, 목동, 영등포구 당산역까지 10.87km 구간을 잇는 양천구 내를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노선이다.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타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시에서 주최한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한 이 구청장은 “적자 문제로 경전철 추진이 지연되고 있지만 교통사업은 수익사업이 아니다. 대중교통에서 이익을 남기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도시철도사업은 지역균형발전과 시민편의를 위한 교통 복지사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전철은 지하철이 들어가기 어려운 지역에 그나마도 실핏줄이라도 연결해서 지하철 망을 만들기 위함인데,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종합평가(AHP) 시 경제성만 보고 서울의 강남 대치동이나 신월동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면 서울 외곽의 도시 교통망은 이루어지기 어렵다”며 서울을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 평가해 서울시내 도시철도 소외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현재 예타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예타 개발계획 반영 범위 확대를 중요한 개선책으로 꼽았다. 즉, 현재 사업승인 인가분만 반영하는 예타 기준을 인구 증가 등 장래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구청장은 “향후 목동아파트 재건축, 신월동 지역 재개발,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등 급증하는 인구 및 교통수요에 시기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 수요를 반영한 선제적인 교통 인프라 확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는 타 교통수단 대비 낮은 탄소배출량 및 교통사고, 지역 발전효과, 환경개선 효과 등 교통편의 제공 이상의 편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십수 년간 지지부진하며 이로 인한 지역 주민 불만과 사회적 갈등이 가중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단지 서울이라는 이유와 아직 사업시행 전이라는 개발사업, 과도한 경제성 논리만을 내세워 목동선 등 도시철도 건설이 미뤄진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며 “복지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기본 전제이기에 경전철 목동선 추진을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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