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집회금지' 가능한 집시법 시행령 논란 왜?
집회제한 도로에 이태원로 추가…소음기준도 강화
"시민 집회 자유 탄압…사실상 집회 허가제"
용산 대통령실 인근 도로에서 경찰이 교통 소통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금지할 수 있게 되면서 대통령실 앞 집회·시위를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공포·시행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일부 개정령에 따르면 관할 경찰서장이 교통질서 유지 등을 이유로 제한할 수 있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용산 대통령실과 관저를 둘러싼 이태원로와 서빙고로 등 11개 도로가 추가됐다.
최근 5년간 집회·시위가 개최되지 않았거나 교통이 과거에 비해 원활해진 기존 도로 12개는 제외한 대신, 서초동 법원·검찰청 사거리, 강남대로 등이 새로 포함된 것이다.
소음 단속 기준도 강화했다. 주거 지역이나 학교, 종합병원 등의 인근에서 열린 집회·시위의 경우, 최고 소음 기준 위반 횟수는 기존 '1시간 동안 세 번 이상'에서 '1시간 동안 두 번 이상'으로, 평균 소음 측정 시간은 '10분'에서 '5분'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을 대통령 관저로 보고 집시법 11조(관저로부터 100m 이내에서 집회 금지)에 따라 집회를 막아왔다. 이에 집회 주최 측이 법원에 집행정지를 청구하고 법원이 ‘대통령 집무실은 관저로 볼 수 없다’며 주최 측의 손을 들어주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 시행령 개정을 근거로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를 금지·제한할 수 있게 됐다.
시민단체 등은 집회 장소를 결정할 자유를 탄압하는 동시에 주요 관공서에 대한 국민 항의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집회·시위 인권침해 감시변호단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이 주변에서의 집회를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을 시행령을 통해 확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주요 도로라는 이유, 출퇴근 시간이라는 이유 또는 야간 집회를 한다는 이유로 지금 경찰은 집회를 금지하거나 부분 금지하는 게 거의 일상화돼있다"며 "이럴 때마다 지금 법원에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고 있다. 사실상 법원의 결정을 받아서 집회하는, 집회 허가제로 변질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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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난 정부 4년 동안 주요 도로 교통 소통을 이유로 집회·시위를 금지한 건이 2건에 불과했는데 현 정권은 1년5개월 만에 315건의 집회를 금지 혹은 제한하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 또는 교통 불편을 이유로 경찰이 얼마나 자의적으로 부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지를 이 숫자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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