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어" 고물가에 전통시장 명절 특수는 옛말
호남 최대 규모 '양동시장' 추석 연휴 이틀 전이지만 한산
경기 침체에 이상기후·오염수 걱정에 소비심리 얼어붙어
"고물가에 오염수 방류에…올해 추석 장사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26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 호남 최대 전통시장이지만 명절 특수가 사라진 분위기였다.
손님 주문받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 할 이맘때, 몇몇 가게는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없어 보였다.
소쿠리에 사과와 배를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는 여러 청과점은 손님 발길이 뜸해 파리만 날렸다. '가판대에 내놓은 과일을 언제쯤 다 팔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였다.
한 상인은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시장에 이렇게 조용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선물 세트 주문도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고물가에 소량으로 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토로했다.
"보고 가세요" 상인의 열정적인 호객 행위에도 눈길을 주는 손님은 드물었고, 시장 골목을 지나쳐 갈 뿐이었다.
잠시 멈춰 서서 과일을 가리키며 가격을 물어보고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 손님은 "사과 3개에 만원이라고요?"라며 믿기지 않는 듯 여러 차례 되묻기도 했다.
봄철 이상 저온과 여름철 폭염, 폭우 영향으로 과일 수확에 차질을 빚으면서 과일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오른 까닭에 다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상인들도 웃음기는 싹 사라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한다.
일부 상인은 선풍기를 쐬며 행인을 두리번거리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탁구공처럼 오가는 흥정을 보면서 구성진 사투리를 듣거나 사람들이 붐벼 활력 넘치는 에너지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날 새벽 4시부터 장사를 시작한 나종여(83)씨는 "오전까지 손님 5명을 받은 게 전부"라며 "민어 몇 마리 팔았다. 추석 특수는 옛말"이라고 허탈해했다.
인근에서 굴비 등을 팔고 있는 정홍순(76)씨는 한 자리에서 30년 동안 장사를 했는데, "올해처럼 이렇게 최악인 경우는 없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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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용품 구입을 위해 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홍어, 낙지, 버섯 등 정말 필요한 것만 조금씩 샀다. 배추는 포기했다"며 "가격이 올라 더 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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