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출근하는 책들<2>-인간관계가 어렵다면
인성이 문제인 사람들, 합당하지 않은 것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윽박지르고, 따돌리고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을 일터에서 간혹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 중 일부는 영향력이 있고 힘이 세다. 나는 약해서 된통 당할 수밖에 없다. 약오르고 분하다. 하지만 그럴 때 스토너를 생각하며 이 대목을 곱씹는다.
'불의를 당하는 것보다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더 나쁜 일이다'
플라톤의 고르기아스에 나오는 이 잠언은 불의를 저지르는 것은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일이고, 불의를 당하는 것은 떳떳한 일이라고 말한다. 두가지를 수평에 달아놓고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더 악한 일이라는 것이다.
현대사회가 주입하는 가치는 반대다. '자아'를 강조하는 광고나 대중문화 탓인지 '호구 잡혔다', '바보처럼 당했다', '거절을 못했다'는 것은 '타인에게 상처를 줬다', '공격했다'는 것보다 더 남부끄럽고 비참한 일로 인식된다. 오히려 타인을 이겨먹고 내가 승리하는 것만 권한다. 스스로를 견고하게 방어하고 수비하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일터에서 타인에게 모질게 굴고 상처를 주는 일에 우리는 무감해져가는 게 아닐까. 설령 불의를 저지르더라도 불의를 당한 것이 아니었으니 괜찮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
스토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강가(일터)의 악어(적)를 조련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는 영문학의 세계를 너무 사랑해서, 로맥스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강가 그 자체의 풍광을 너무나 사랑해, 악어 따위는 개의치 않는 경지에 이른 것만 같다. 그런 스토너의 차분함과 단호함, 고요함과 엄밀함을 존모했다. 설령 싸움에서 지더라도, 일생을 로맥스의 괴롭힘에 시달려야 한대도 말이다.
그리고 살면서 만나게 되는 필생의 악연 같은 존재들, 로맥스 같은 사람들과의 결투를 섬찟하지만 묵묵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내 안의 악어든 밖의 악어든 악어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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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어를 잡으면 또 다른 악어가 나타난다. 강가는 강가가 아니라 악어 동물원일 수도 있다는 걸 이젠 알았다.
-구채은, <출근하는 책들>, 파지트,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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