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유통지도, 향후 이렇게 바뀐다<完>

쿠팡, 버추얼스토어 열어
소비자 인식 바꿀 기회

쿠팡 서비스 쫓던 e커머스
오프라인 진출 확산 전망
체험형 공간 조성 집중한
대형마트·백화점 등 위협

쿠팡은 지난달 서울 성수동 '쎈느'에서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 문을 열었다. 메가뷰티쇼는 쿠팡의 대표 화장품 판촉 행사다. 2021년 첫선을 보인 뒤 오프라인 팝업 형태로 진행한 건 올해가 처음이었다. 쿠팡이 2010년 설립 이래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과 가진 첫 만남의 장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으로 나온 쿠팡에 구름 인파로 응답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행사에는 3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당시 쿠팡은 오픈 시간인 오전 11시부터 30분 간격으로 방문 인원을 60명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모든 시간대 예약이 가득 차 현장 접수까지 받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행사는 유통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또 소비자들이 보인 열띤 호응은 그 경계가 매우 빠른 속도로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통시장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란 말도 나왔다.


서울 성동구 쎈느에 문을 연 쿠팡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성동구 쎈느에 문을 연 쿠팡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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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쿠팡이 성장시킨 온라인 시장에 맞서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왔다.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것은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보고 내세운 차별화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쿠팡이 이 영역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쿠팡은 이번 버추얼스토어에서 뷰티 제품만을 다뤘으나, 향후 패션과 명품 등으로 그 카테고리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생활용품 분야에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서비스를 입혀 유통 주도권을 잡은 쿠팡은 최근 들어 뷰티 분야를 성장시키는 한편 패션, 명품 분야로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번 버추얼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행사는 그간 쿠팡의 약점으로 치부된 패션, 명품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쿠팡 관계자도 "고객들에게 화장품이나 옷은 체험을 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만족도가 높다"며 "경험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오프라인 행사(버추얼스토어)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팡의 오프라인 진출이 그렇다고 아마존과 같은 하이브리드 채널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쿠팡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이번 버추얼스토어가 현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방식이 아닌 체험에 초점을 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경제대 교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도 오프라인 식품매장인 홀푸드마켓 인수하면서 하이브리드 채널로 전환을 꾀했지만, 그 시도는 사실상 실패했다"며 "비율 효율성으로 요약되는 온라인의 강점은 오프라인과 결합한다고 해서 커지는 게 아니란 사실을 쿠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는 참여형 오프라인 뷰티 체험관으로 15개 인기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는 참여형 오프라인 뷰티 체험관으로 15개 인기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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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버추얼스토어처럼 쿠팡이 순수 온라인 업체의 형태를 유지한 채 오프라인과 접점을 늘려간다면, 우리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오프라인 진출이 e커머스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여타 e커머스 업체들은 쿠팡이 시장에서 선구한 서비스를 쫓는 경향을 보여왔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 멤버십 제도 등이 단적인 예들이다. 이 밖에 네이버가 멤버십 전용관에서 매일 오전 10시마다 타임 특가로 제공하는 특가런 서비스도 쿠팡이 와우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드박스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버추얼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진출 또한 충분히 답습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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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가능성은 오프라인 매장에 또 다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e커머스 업체가 오프라인에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으로 채워지지 않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라며 "쿠팡을 포함한 e커머스 업체가 그 공간을 지금의 백화점 매장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만큼 오프라인 매장으로선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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