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태풍 '카눈' 한반도 종단하게 한 '후지와라 효과'
'후지와라 효과(Fujiwara effect)'는 2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근접하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1921년 일본의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가 처음 이 현상을 발견했다.
열대 저기압(태풍)은 보통 가까운 고기압 또는 기압골에 의해 발생하는 바람에 따라 이동 방향이 정해지는데, 2개의 열대 저기압이 1000~1200㎞ 정도에서 만나면 두 열대 저기압의 회전 영향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열대 저기압은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힘겨루기를 한다. 태풍 2개가 만나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각자 진로를 바꾸거나, 작은 규모의 태풍이 큰 태풍에 흡수돼 더 큰 태풍으로 발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8월 발생한 14호 태풍 '덴빈'과 15호 태풍 '볼라벤'이 후지와라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필리핀 북쪽 해상에서 발생한 덴빈은 타이완 동쪽 해상에서 북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뒤에 발생한 볼라벤의 영향으로 경로가 틀어지면서 반시계 방향으로 역회전하다 대만 남쪽 해상에 상륙했고, 볼라벤이 한반도에 먼저 상륙했다.
중국 쪽으로 이동해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던 덴빈은 볼라벤이 멀어지자 다시 북상해 기어코 한반도에 상륙했고, 우리나라는 잇따른 두 태풍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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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호 태풍 '카눈'과 7호 태풍 '란'도 후지와라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본 열도를 향해 북서진하고 있는 란은 10∼12일께 오가사와라 제도에 접근한 뒤 내주 혼슈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카눈의 북상 속도가 느렸던 이유가 란에 의한 후지와라 효과 때문이다. 9일 발생한 란과 카눈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카눈이 올라오는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다시 중국 쪽으로 가도록 하는 힘을 란이 발휘한 것이다. 우리나라 서쪽의 제트기류가 카눈이 중국 쪽으로 가지 못하게 강하게 막고 있지만, 카눈이 여전히 서쪽으로 가려는 힘을 발휘하면서 북상하는 속도가 늦어졌고, 결국 느리게 한반도를 종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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