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를 시도하는 사람을 향해 경찰이 비웃거나 미란다원칙 고지 없이 현행범 체포를 할 경우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 "자해시도자 향해 비웃은 경찰, 인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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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인권위는 지난달 24일 A 경찰서장에게 경찰이 자해 시도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현행범 체포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관이 인권위가 주관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경찰관을 포함한 파출소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직무교육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찰은 진정인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관은 자해를 시도하는 진정인 B씨를 보고도 말리지 않고 비웃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 이어 B씨의 손목을 뒷수갑으로 채운 후 미란다원칙 고지 없이 현행범 체포하고 자상을 입은 B씨에게 병원 치료를 제공하지 않은 채 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 측은 해당 발언이 B씨가 자해 도구를 내려놓게 하려는 것일 뿐, 비웃거나 자해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답했다. 아울러 B씨가 휴대전화로 경찰관의 머리를 내려쳤기에 미란다원칙 고지 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뒷수갑을 채워 체포했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의 응급조치를 받게 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경찰은 현장에서 진정인을 안정시켜 자해 도구를 회수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B씨가 극도로 흥분한 상태임을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 오히려 자극하기에 충분한 발언을 했다"며 "B씨가 가족과 지인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 수차례 경찰관이 출동하게 하였다는 점과 출동 당시 문을 열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임의로 판단한 점을 고려할 때 B씨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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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B씨는 응급구호가 필요한 구호대상자이고 휴대전화 폭행 여부에 대해 피진정인과 진정인의 주장이 상반되고 있다"며 "B씨가 자택에서 체포됐고 속옷만 입고 있어 도망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신분이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B씨에 대한 현행범 체포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를 현행범 체포한 후 의료 조치가 미흡했고 경찰서에서 장시간 조사하면서도 자살예방센터, 정신건강센터 등 지원기관에 대한 정보를 B씨에게 제공하지 않은 것은 극단적 선택 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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