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특정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그룹 임원들이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는 이 의혹은 최근 검찰이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며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소환조사는 수사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구현모 전 KT대표이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현모 전 KT대표이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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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일감이 집중됐던 KT 하청업체 KDFS(시설관리 담당)와 황욱정 KDFS 대표로부터 이메일, 법인카드 내역 등을 제출받아 자금 흐름을 분석하던 중, 황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의원의 후원 모임을 오랜 기간 지원해 온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KT가 2014~2017년 국회의원들 다수를 상대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할 때 후원을 받은 인물 중 한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황 대표가 정치권 인사에게 로비할 목적으로 후원 모임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해당 의원과 황 대표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황 대표가 본인의 개인적인 의사에 따라 후원 모임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넘어, KT그룹 차원에서 하청업체를 이용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커 보여 앞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단 검찰은 수사의 본류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그룹 현안에 대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고위급 인사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검찰은 '정치 비자금' 사건으로 수사 초점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3일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겸 대표이사 대행을 참고인으로, 황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동시에 소환해 조사했다. 본사 사장급 인사에 대한 검찰 조사는 박 대행이 처음이다. 박 대행은 구 전 대표이사 체제에서 경영기획부문장과 안전보건 총괄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등 '2인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구 전 대표이사가 올해 연임을 포기하고, 차기 후보로 나섰던 윤경림 전 부문장마저 사의를 표하자 대행을 맡았다.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는 KT그룹이 2020년 구 전 대표이사 취임 뒤 일감 발주업체를 기존 KT에스테이트에서 KT텔레캅으로 바꾸고 일감을 KDFS에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발주업체가 된 KT텔레캅은 기존의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나눠주던 일감을 KDFS에 몰아줘 의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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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같은 과정에서 발생한 KDFS의 수익이 KT그룹 '이권 카르텔'이라 불리는 전·현직 핵심 임원들에게 일종의 비자금으로 제공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남중수 전 KT 대표이사가 아내를 KDFS의 명목상 고문으로 올려두고 고문료 등을 챙겼다는 의혹과 황 대표가 지역본부를 순회하며 임직원들에게 "수백만원의 수고비를 받았다"는 허위 사실확인서를 요구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살피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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