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횡령 불송치 사건 다시 본다"…경찰서 수사심사관 직접 수사
일선서 수사심사관 직접 수사권 부여…책임 수사 강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책임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일선 경찰서의 수사심사관들에게 직접 수사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수사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민 신뢰를 얻겠다는 취지다.
국수본, ‘사기·횡령·배임 경제사건’ 수사심사관도 직접 수사
1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지난 8일 수사지휘부 간담회에서 일선 경찰서 수사심사관들이 경제사건을 직접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기, 횡령, 배임 등 주요 경제사건에 한해 수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국수본은 현장 의견을 수렴 중이며, 이르면 하반기 중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심사관의 의견을 받아 불송치한 사건 중 검사의 재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수사심사관이 주 수사관을 맡고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관이 부수사관이 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불송치 법리 검토 등에 첨언해주었던 수사심사관이 해당 사건을 다시 맡아 종결책임을 지는 식이다.
현재 수사심사관은 ▲자체 종결(입건 전 조사, 미제) ▲경찰 불송치 의견 사건 의무 심사 ▲영장 신청서 검토 ▲신임 수사관 멘토링 ▲주요 사건 법리 검토 등의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올해 1~5월 검찰 재수사 요청 5000건…수사 질 높인다
이번 수사체계 변경은 수사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불송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요청은 2021년 1만3659건, 2022년 1만4560건으로 2년 연속 1만건을 넘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검찰의 재수사 요청은 5651건을 기록해 작년 동기간(6605건) 대비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재수사요청 중 사기, 횡령, 배임 사건은 총 3400여건으로 전체의 2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검찰은 경찰이 횡령 혐의로 고발당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불송치했으나, 검찰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 거주했다고 판단해 해당 기간을 공소시효 정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재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수사 일선에서는 수사심사관 직접 수사 방침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서울 모 경찰서 수사관은 "수사심사관이 재수사할 수 있게 되면, 판단이 어려운 사건은 담당 수사관이 재수사 제도를 믿고 초기에 대충 수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광역수사단 소속 총경은 "수사 업무 과중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송치 사건에 한해서라도 담당한다면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수사심사관의 역할은 사실 추가의견 정도를 내는 정도에 머물렀다"고 긍정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불송치 사건에 대해 재검토하게 되면 수사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사심사관들이 실제 수사에 참여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능동적인 수사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 역시 법리 검토 경험이 있는 수사심사관들이 추가 수사를 한다고 하면, 신뢰가 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한편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은 수사 조직과 지휘체계를 전면 손질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수사 리뉴얼 계획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