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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원 벌면 116원 드릴게요"…인천공항의 이상한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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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빌려 장사를 해 100원을 벌면 116원을 낸다는 임대 계약을 하고 사업 중인 곳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나라 주요 공기업과 레저업체가 실제로 맺은 계약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골프장 운영사업자인 KX그룹(KMH 신라레저)과 클럽72(구 스카이72) 운영계약을 맺었다. 매출액과 연동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 18번홀 전경.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 18번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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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X그룹은 4월부터 인천공항 신불 및 제5활주로 예정지역 골프장인 스카이72를 클럽72로 이름을 변경하고 운영 중이다. 클럽72의 신불지역은 하늘코스, 제5활주로는 바다코스다. 하늘코스 임대료는 매출액의 116%, 바다코스 임대료는 46%다. 쉽게 말해 하늘코스 매출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KX그룹은 손해를 본다. 게다가 세금, 인건비, 관리비 등을 생각하면 실제 손해는 매출액의 2배에 달한다는 평가다.

인천공항공사가 클럽72 골프장의 후속 사업자를 선정할 때 당시 정치권을 비롯해 기존 운영자와 입찰자였던 스카이72와 써미트 등은 '영업요율 방식은 공사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하늘코스 매출을 줄이면 인천공항에 내야 할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감사원도 계약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에 나섰다. 하지만 최종 감사 결과는 위법이나 부당한 업무 처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운영 결과 우려는 현실이 됐다. 현재 클럽72는 하늘코스의 경우 6월 주중에는 12만~18만원, 주말에는 19만~24만원의 그린피를 받고 있다. 지난해 스카이72 시절 하늘코스 그린피는 평일 24만9000원, 주말과 공휴일에는 29만9000원을 받았다. 최저 가격에서 2배 이상, 최고가로도 5만원 정도 차이 나는 것이다. 또 현재 하늘코스는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한식부페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운동을 하다가 잠시 쉬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이른바 그늘집은 운영중지 상태다. 돈을 벌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KX그룹 입장에서는 하늘코스에서 난 손해를 메우기 위해 바다코스 이용객을 쥐어짜 더 많은 돈을 뽑을 수밖에 없다. 클럽72가 스카이72로 운영될 때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은 924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렴한 가격에 하늘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최근까지 하늘코스 예약방식은 실시간 예약제였다. 사이트가 열리는 순간 클릭해 빈 시간을 잡아야 했다. 하지만 예약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극소수, 이른바 전문 업자들에게 예약권을 비싸게 되사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이와 관련 인천공항공사는 "클럽72의 운영이 개시된 지 불과 2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아 하늘코스만 따로 이익 또는 손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개시 이후 운영실적을 분석해, 하늘코스 운영에 의도적 해태가 있었는지 검토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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