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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갈 테니 교통비 주세요"… 자영업자 수백명에 몇만원씩 받아 챙긴 20대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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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구직 플랫폼 통해 전국 자영업자 연락
송금 받고 잠적…소액 피해, 대부분 신고 無

"일하겠습니다. 가게까지 찾아갈 교통비를 보내줄 수 있나요?". 충북 청주시의 식당 사장 김모씨(37·남)는 지난해 7월 주방 직원 채용 공고를 낸 뒤 울산 거주 이모씨(23·남)에게 이런 연락을 받았다. 급여 300만원+α(숙련도에 따라 최대 50만원)에 원룸 숙소 무료 제공을 조건으로 걸 만큼 구인이 급했던 김씨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이씨에게 "식사도 하고 올라오라"며 교통비 5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돈을 받은 이씨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란 문자를 남긴 후 잠적해버렸다.


"일하러 갈 테니 교통비 주세요"… 자영업자 수백명에 몇만원씩 받아 챙긴 20대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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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울산남부경찰서는 이씨를 검거해 사기 혐의로 입건 조사 중이다. 이씨는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점을 노려 "근무하러 갈 건데 지역이 머니 교통비를 달라"면서 총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해 전국의 자영업자에게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지역 간 이동을 위한 교통비 등을 요구해서 받아 챙기고 잠적했다. 이 수법으로 이씨에게 피해자와 피해금액 규모는 수백명과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집계하고 있다.

이씨는 자영업자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점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3만7000명 줄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로 저숙련 청년들을 고용하는 영세 자영업자의 구인난이 특히 클 것으로 분석된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도 같은 날 "제조업, 숙박음식점업의 빈 일자리 수가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주요 산업현장의 구인난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김모씨가 지난해 7월2일 피의자 이모씨와 나눈 문자 내역.[이미지제공=피해자 김씨]

피해자 김모씨가 지난해 7월2일 피의자 이모씨와 나눈 문자 내역.[이미지제공=피해자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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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찰 연락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씨는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이씨의 행태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사기를 당했지만 소액이라 신고하지 않았다. 이씨가 5만원 정도로 신고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경찰 전화를 받고 나서야 이씨가 상습범이라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액이 소액이다 보니 신고하지 않고 넘긴 피해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확인하고 ‘처벌을 위해 피해 신고 접수를 부탁한다’는 연락을 일일이 돌렸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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