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CEI, 올해 19.59%하락
CSI300지수도 하락장
미중 갈등·부동산 침체로 경기 둔화
지정학 위기 지속시 증시 반등 불투명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되던 중국 경기가 예상과 달리 느린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갈등이 해소 국면에 진입하거나 강력한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증시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전 거래일 대비 1.30% 하락한 6251.04에 장을 마쳤다.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중국의 쇼핑플랫폼 메이투안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8.10% 폭락한 것이 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HSCEI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국영 기업 중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지난 1월27일 7773.61로 고점을 찍은 뒤 약세로 전환해 4개월 만에 19.59%가 떨어졌다.
같은 날 상하이선전300(CSI300) 지수 또한 전 거래일 대비 0.45% 떨어진 3833.61로 장을 마치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CSI300지수는 1월30일 4201.35로 고점을 찍은 뒤 4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올초부터 4개월간 8.97%가 떨어졌다.
중국 증시는 리오프닝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업 기업은 낮은 수요와 마진 압박으로 올해 첫 4개월간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6%가 감소했다. 4월에는 공업 기업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2% 줄어들며 3월(19.2%)보다는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예상보다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 역시 올해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역대 최저치인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앞서 시장은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해 중국 정부가 5%가 넘는 목표치를 내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재정 적자 등 내부 불안 요인 등이 겹치면서 중국 정부가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목표를 내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씨티은행은 지난 26일 중국 주식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본토 주식 거래액 또한 2주 이상 1조위안(186조5400억원) 밑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해소와 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중국 증시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투자 전략가 마빈 첸은 "중국의 내수 경기 회복이 기대만큼 강력하지 않았고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았다"며 "시장은 통화 완화 또는 미국과의 긴장 완화와 같은 기폭제를 기다리는 동안 지칠 수 있으며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인 UBP의 베이선링 상무는 "지정학적 우려와 광범위한 경제 회복이 이뤄져야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 증시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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