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전 투입, '실용 우주발사체' 확보
첨단 과학 기술 실험
민간우주산업 활성화

한국의 첫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25일 오후 3차 발사됐다.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등 수백억원대의 상용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첫 번째 실전 임무다. 성공하면 우주 발사체 실용화, 첨단 과학기술 실험, 민간우주산업 활성화 등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누리호 3차 발사]우주·기술·경제 '세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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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고도 못사는 상용 우주발사체 보유

우리나라는 그동안 위성 발사 과정에서 독자 발사체를 갖지 못해 많은 설움을 겪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 탑재된 도요샛(SNIPE) 위성 4기가 대표적 사례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 기상 관측ㆍ연구용으로 개발해 당초 지난해 중반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빌려 발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제재 대상이 되면서 이미 65%가량 발사 비용을 지불했지만 발이 묶인 상태였다. 지난해 하반기 발사할 예정이었던 차세대 중형위성(차중) 2호와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도 똑같은 사정으로 발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2006년 발사된 아리랑위성 2호도 당초 비용이 저렴한 중국 창정 발사체와 계약했다가 미국이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을 근거로 반대해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로 변경하면서 계약금만 날렸었다. 이 밖에도 독자 발사체를 갖지 못한 탓에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발사하면서 발사체 소유국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설움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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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2차 발사 성공으로 개발을 마친 누리호의 첫 실전 투입으로 우리나라도 1t 이상 상용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 보유 국가로 명실상부하게 자리를 잡았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 등에 이어 세계 7번째 쾌거다. 누리호는 이번 3차 발사가 성공할 경우 신뢰도ㆍ안정성을 검증받아 진정한 의미의 '상용 우주발사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1~2차 발사가 시험용이었다면 이번엔 240억원을 들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100억원짜리 도요샛 위성 등 '손님'들을 태우고 목표 궤도에 실어다 주는 첫 번째 실전 투입이다. 세밀하게 목표 궤도에 맞게 엔진 추력을 조절하고 위성 사출 각도와 방향을 조절해야 하는 등 본격 상용 임무 수행을 위한 기술들을 습득할 수 있다. 다른 우주선진국들이 개발한 많은 발사체들도 초기 평균 30%대의 실패율을 교훈 삼아 보완과 개선을 거듭해 성능을 인정받아 왔다.

첨단 과학 기술 실험

누리호 3차 발사체에 탑재된 위성들은 모두 첨단 과학 기술 실증용이다. 위성에 쓰이는 첨단 관측 도구나 자세 제어 장치 등을 개발하기 위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개발됐다. 우선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의 경우 카이스트(KAIST)가 합성구개레이다(SAR)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개발한 소형 SAR을 장착해 우주 검증에 나선다. SAR은 주-야간,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나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영상 장비로, 첨단 지구 관측 위성의 필수 요소다. 또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상변환 물질을 이용한 열제어장치·X-대역 GaN기반 전력 증폭기·미국 GPS 및 유럽 갈릴레오 복합항법수신기·태양전지배열기에 대한 우주 기술 검증도 임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SNIPE) 위성 4기는 우주기상 관측 임무는 물론 우리나라 최초 소형 위성 군집 운용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한국판 스페이스X 키운다

미국은 국가 중심(항공우주국ㆍNASA)의 우주개발을 진행하다 자본 투입ㆍ연구개발 속도, 민첩성, 관료화 등에 봉착했다. 이에 스페이스X를 대표로 하는 민간우주산업을 육성해 대대적인 활성화에 성공했다. 이렇듯 우주개발도 민간이 주도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른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를 계기로 발사체 제작ㆍ발사 운용 기술을 민간에게 전수해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다.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 첫번째 주인공 기업이다. 한화에어로는 이미 누리호 75t 액체 엔진을 실질적으로 개발·제작한 기업으로, 이번 3차 발사부터 기체 제작ㆍ조립 총괄 관리에 참여하고 발사 운용 절차에도 역할을 맡는다. 2027년까지 진행될 4~6차 발사에서는 몫이 더 커진다. 이를 통해 우주발사체 관련 전반의 기술을 습득한다. 한화에어로 입장에선 20년간에 걸친 우주발사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한국판 스페이스X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받는 셈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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